김시진 감독, "알드리지, 더 잘할 수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10 07: 20

"요즘 알드리지가 많이 좋아졌어요".
지난 9일 대전구장. 경기 전 한화 한대화 감독이 넥센 김시진 감독에게 덕담을 건넸다. 외국인타자 코리 알드리지(32)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 감독은 "요즘 알드리지가 많이 좋아보인다"고 말하자 김 감독은 "아직은 아니다. 타율이 2할6푼도 되지 않는데"라고 답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알드리지에 대한 믿음이 컸다. 그의 능력을 높게 본 것이다.
올해 넥센 타선을 이끌어줄 중심타자로 기대를 모은 알드리지는 시즌 초반 고전에 고전을 거듭했다. 5월까지 46경기에서 타율 2할3푼4리 4홈런 25타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기간 동안 삼진 57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22개밖에 얻지 못했다. 그러자 퇴출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퇴출은 없다"고 못박은 뒤 강정호가 빠진 4번 타순에 알드리지를 기용했다.

알드리지는 6월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6월 이후 26경기에서 타율 3할2리 7홈런 17타점으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삼진도 24개밖에 당하지 않았고 대신 볼넷을 17개 얻었다. 4번타자로 나온 32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 6홈런 17타점으로 맹활약이다. 유이한 외국인 타자였던 라이언 가코(삼성)가 퇴출이 기정 사실화 됐지만 알드리지는 살아남았다.
김시진 감독은 알드리지에 대해 "원래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선수였다. 적응 기간이 생각보다 길었을 뿐이었다"며 "잠재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는 선수다. 지금보다 갖고 있는 것을 더 보여줄 수 있다. 당분간 계속 4번타자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6월부터 강정호의 타격감이 물올라있지만 4번 타순에는 한 방 능력이 있는 알드리지를 기용해 무게감을 더하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복안이다.
알드리지는 실력 이전에 빠른 적응력을 입증했다. 부진을 면치 못할 때에도 남다른 친화력과 긍정의 힘으로 이겨냈다. 그는 한국 문화를 존중한다.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 자기가 해야 할 일만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 내가 와서 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데도 선수들이 여러모로 도와준다. 방망이가 맞지 않을 때에는 격려해주고 상대 투수 정보도 많이 알려준다"는 것이 알드리지의 말이다.
 
터지지 않고 애만 태우던 방망이도 이제는 잘 터진다. 알드리지가 점점 한국형 외국인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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