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ng YG to the UK!(YG를 영국으로!)"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영국 공연을 촉구하는 플래시몹(Flash Mob) 행사가 9일(현지시간) 오후 3시께부터 약 1시간 동안 런던 트라팔라 공원(내셔널 갤러리 앞), 템즈강 골든 쥬빌리 브리지 위, 런던 아이 앞, 주영한국문화원 등 현지 랜드마크에서 열렸다.
플래시몹은 특정 웹사이트에 갑자기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을 뜻하는 '플래시 크라우드(flash crowd)'와 동일한 생각을 갖고 행동하는 집단인 '스마트 몹(smart mob)'의 합성어로 서로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인터넷과 전자 메일, 휴대전화 등의 연락을 통해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놀이나 행동을 취하고는 금세 제각기 흩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 만큼 K-POP은 현재 전세계 인터넷을 중심으로 젊은층에서 팬덤 현상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을 하는 한국 출신 영국 이민자 10대 네티즌인 케이티(Katy, 한국이름 김경민)의 기획으로 발화된 'Bring YG to the UK' 행사는 영국 곳곳에 퍼진 YG 팬들의 모습을 한 곳에 뭉치게 한 힘이 됐다. Katy K-POP 플래시몹 기획자인 케이티와 영국 빅뱅 팬클럽 회장 리즈 데이비스(Liz Davis, 19), 그리고 빅토리아 시투(Vicrotia Situ, 19)가 서브코디로 이번 행사의 진행을 담당했다.
짱짱한 햇빛과 유난히 맑은 하늘을 자랑한 이날, 다양한 인종의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트라팔라 공원에 케이티와 임원진을 시작으로 속속 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가슴과 등, 가방 등에 빅뱅과 2NE1 멤버들, YG 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사장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붙이고 나타나 금세 눈에 띄었다.
당초 케이티가 희망을 참석하는 네티즌의 의견을 모아 제시했던 드레스 코드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빅뱅의 '롤리팝' 뮤직비디오 콘셉트 혹은 빅뱅이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유니클로(Uniqlo)' 티셔츠가 드레스 코드로 지정된 가운데 비비드한 개성이 넘치는 롤리팝 패션, 빅뱅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팬들이 많았다. 특히 2NE1 산다라박의 솥뚜껑 머리를 그대로 따라한 소녀팬 등 2NE1의 강렬한 패션을 재연한 다국적 소녀팬들이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이 준비해 온 플래카드에는 'Bring YG to the UK'를 비롯해 'YG가 제일 잘 나가', '사랑해요', 'YG가 짱이야' 등이 한국어로 빼곡히 적혀 있었고, 2NE1의 롤리팝 캔디를 소품으로 가져오는가 하면, 태극기를 휘날리는 소녀도 있었다. 히잡을 두른 채 스모키 화장을 하고, 그룹 빅뱅의 멤버 태양의 얼굴을 가슴에 단 나타난 한 영국 소녀팬은 그 이색적인 외양으로 눈길을 붙잡았다.
오후 3시. 'Bring YG to the UK'의 글씨 하나하나를 팬들이 각자 손에 들고 광장 바로 앞편에 나란히 섰다. 이어 10대다운 발랄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큰 함성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들은 'Fire', 'High High', 'I don't care', 'Love song', '박수쳐' 등 빅뱅과 2NE1의 히트곡들을 부르고 이에 맞춰 춤을 추며 워밍업을 한 뒤, 본격적으로 광장 중심을 차지하고 신나는 댄스 파티를 시작했다.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YG 가수들의 노래들. 중간에는 순식간에 가사가 적인 A4용지가 팬들 사이에서 돌아갔다. 종이를 받은 팬들은 함께 노래를 맞춰부르기 시작했다. 흘러나온 노래는 멤버 대성의 솔로곡 'Baby Don't Cry'. 최근 교통사고로 인해 활동을 잠정 중단한 대성을 위해 팬들의 마음을 담은 퍼포먼스다. 팬들은 노래 끝에 "대성 파이팅!", "대성 사랑해!", "대성 Don't Cry!"를 큰 소리로 외쳤다.
또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등장해 전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인기를 얻은 지드래곤-박명수 듀엣의 '바람났어'도 등장했다. 팬들은 '바람났어', '미안해 엄마' 등 노래 속 인상적인 가사들을 또박또박 따라부르며 팔짝팔짝 뛰었다. 국경을 넘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좋아하는 가수들의 노래와 방송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팬문화의 모습이었다. 그런가하면 역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등장했던 싸이와 노홍철의 'Shake It'(흔들어주세요)도 집회 노래로 추가됐다.
집회는 트라팔라 광장에서 무료로 30여분 이상을 머물지 못하는 까닭에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이동하며 열기를 이어갔다. 팬들은 쉬지 않고 노래를 따라부르며 광장에서 템즈강 골든 쥬빌리 브리지 위로 이동했고, 곧이어 런던 아이 앞에 자리를 잡고 관광객들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는 주영한국문화원으로 이어져 총 약 1.6km 행진을 벌였다.
이날 행사에 등장한 노래들은 'Lollipop(2NE1&빅뱅)', 'Fire'(2NE1), 'HOT 뜨거'(원타임), 'Strong Baby'(승리), 'Clap Your Hands'(박수쳐-2NE1), 'Better Together'(세븐), 'Tonight'(빅뱅), 'Love Song'(빅뱅), 'Baby Don't Cry'(대성), 'Wedding Dress eng'(태양), 'I Don't Care'(2NE1), 'I'm Having an affair'(바람났어-지드래곤 박명수), 'Last Farewell'(마지막 인사-빅뱅), 'Digital Bounce'(세븐), 'HIGH HIGH'(지드래곤-탑), 'Can't Nobody eng'(2NE1), 'I Am The Best'(내가 제일 잘나가-2NE1), Right Now(싸이), Shake It(흔들어주세요-싸이) 등의 '깨알 같은' YG 히트곡으로 정확히 한국어 가사를 따라하고 춤을 그대로 재연하는 10대들의 모습은 현지인들과 이를 보는 관광객들, 또 한국인들에게 놀라움을 자아냈다.
다양한 인종의 영국팬들 사이에서 미국, 포르투갈, 프랑스, 홍콩, 중국, 캐나다 등 영국 외 다른 국가 출신 팬들도 다수 존재했다. 친구들끼리 롤리팝 패션으로 옷을 맞춰입고 온 무리도 있었고, 딸을 데리고 온 엄마, 함께 행사에 참석한 연인도 있었다. 10대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소년들도 약 20% 비율로 무리와 어울리며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과 이들의 행진을 보는 시민들은 "이게 무슨 행사냐?", "YG가 무엇이냐?"라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표현하는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이 영국인이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은 문화원 관계자로부터 이번 플래시몹 행사의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아직 K-POP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토록 대단한 것이라면 한번 들어봐야 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 행사는 런던 최고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템즈 페스티벌(thames festival)에 빅뱅이 초청된 것이 알려지자 팬들이 이를 강하게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집회 기획자인 케이티는 행사 후 "드레스 코드도 팬들이 많이 따라해주고 배너도 많이 만들어서 와서 기분이 좋았다. 원래 이번 행사를 하고 나서 YG에 보낼 예정이었다. 우리의 반응을 보고 공연을 와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템즈 공연을 촉구하고 우리가 이렇게 서포트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러면 (공연이) 가능해 질 것 같았다"라고 이번 행사를 연 계기와 그 절실한(?) 마음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행사의 서브코디이자 빅뱅 UK 팬클럽 회원이기도 한 데이비스는 행사 후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행사의 퀄리티가 굉장히 좋아서 즐거웠다"라며 "그 열광적인 에너지가 굉장히 좋았고, 제일 좋은 것은 한 마디로 모두 즐겼다는 것이다. 모인 사람들의 숫자를 떠나 성공적이었다"라고 평했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곡으로는 대성의 솔로곡 ''Baby Don't Cry'를 꼽았다.
그런가하면 영국 YG 팬들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리즈와 데이비스는 "힙합과 알앤비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며 "YG를 통해 현지에서 음악 취향이 바뀐 사람들이 많다. 또 K-POP 가수를 좋아할 때는 보통 춤을 잘 추거나 얼굴이 잘 생겨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YG 팬들은 대부분 음악을 첫 째로 꼽는다"라고 말했다.
한편 템즈 축제 총 책임자인 아드리안 에반스(Adrian Evans)도 이날의 행사를 지켜봤다. 그는 "나 뿐 아니라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이 플래시몹을 지켜봤는데, 모든 국적을 막론하고 모여든 런던 내 젊은 팬들의 열광적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아주 큰 감명을 받았다"라며 "현재 런던의 K-POP 인기는 굉장히 놀라운 현상이다. 그 인기는 전적으로 SNS, 특히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를 통해 퍼져나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템즈페스티벌에 K-POP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다면 수천명의 젊은 팬들이 영국의 첫 번째 K-POP 라이브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만약 K-POP 콘서트를 템즈 축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된다면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nyc@osen.co.kr
<사진> YG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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