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일낸 YG 10대팬 소녀, "YG 음악은 동서양의 조화"[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07.10 10: 42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영국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몹(Flash Mob) 행사가 9일(현지시간) 오후 3시께부터 런던 트라팔라 공원(내셔널 갤러리 앞), 템즈강 골든 쥬빌리 브리지 위, 런던 아이 앞, 주영한국문화원 등 현지 랜드마크에서 이동 행진으로 열렸다.
이 행사의 시작에는 한 소녀가 있다. 영국이름 케이티(Katy), 한국이름 김경민. 93년생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법을 전공할 예정이다. 지난 2002년 만 9살에 영국으로 이민왔다.
 

케이티는 페이스북에 'Bring YG to the UK'란 타이틀로 YG 가수들의 영국 공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플래시몹 행사를 처음 제안, 기획했다. 곧 1300여명이 넘는 팬들이 모여들었고, 주영국대한민국대사관 한국문화원의 도움을 받아 '일을 냈다'.
 
단순한 팬심을 넘어 10대 소녀답지 않은 추진력과 결단력이 돋보이는 케이티는 이렇게 영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팬들을 한 곳에 집결시켰다. 제대로 된 음반이나 음원 조차도 정상적인 경로로 구하기 힘든 영국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 플래시몹 행사를 열게 된 계기는?
▲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지난 2월 열린 'K-POP 나이트'도 갔고, 6월 열린 'K-POP 콘테스트'에서는 코디네이터를 맡아서 했다. 콘테스트에서 지원자들의 노래 중에는 YG 노래가 특히 많았다. 현지에 빅뱅 팬클럽도 있다.
- SM 파리 공연이 계기가 됐나?
▲ 그걸 보고 용기가 났다. 시작한 계기는 문화원에서 템즈 때 와이지 가수 부를 수도 있다고 했다. 그걸 서포트하기 위해서 열었다.
- K-POP을 접한 계기는?
▲ 한국에서 살 때는 잘 몰랐다. 대신 어렸을 때부터 첼로, 피아노, 드럼 등 악기를 통해 음악을 접하며 4년 전부터 문화원과 인터넷을 통해 K-POP을 알게 돼 좋아하게 됐다.
- 영국에서 K-POP을 듣는 사람의 정도는?
▲ 많다고는 볼 수 없지만, 한국 분들이 친구분들한테 얘기도 많이 하고 옛날에는 일본 음악을 듣다가 옮긴 사람이 많다. 유뷰트에 가면 메인 페이지에 2NE1 뜨고, 그런 것들이 있으니까 많이 알게 된다. 10대들이 접하는 것은 유뷰트나 K-POP, 올 케이팝 등을 통해서다.
-친구들은 K-POP을 왜 좋아하나?
▲ 일단 영국음악은 너무 오랫동안 있었고 이제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한국음악은 새롭다. 새로운 언어가 듣기에도 익사이팅 한 것이다. 퍼포먼스 비주얼은 영국 음악 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음악이나 패션, 음반에 들어가는 작업이 어마어마하니까 그것을 높게 평가한다.
- 영국에는 한국에서와 같은 아이돌이 없나?
▲ 밴드가 있긴 하지만 아이돌은 없다. 빅뱅 같이 다섯 명이 춤을 같이 추는 모습 들은 보기가 힘들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 플래시몹 행사가 이렇게 대규모가 될 지 알았나?
▲ 300명 이상만 모이자고 생각 했는데 이렇게 (기사를 통해)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 행사 노래나 드레스 코드는 여러 의견을 물어 정했다. 처음에 어떤 곡을 좋아하나, 어떤 것을 했으면 좋겠나 그룹 페이지에서 물어봐서 노래랑 드레스 코드를 잡았다. 빅뱅, 2NE1 외에도 싸이 원타임도 올라왔다. 최근 MBC '무한도전'에 나온 '바람났어', '흔들어주세요'도 하자고 요청이 들어왔다. 유튜브나 다운로드로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 YG 음악에 대한 평을 한다면?
▲ 밸런스가 맞다. 웨스턴 하지도 않고 이스턴 하지도 않고 젊은 사람들이 딱 좋아할 만한 음악이다.
- 빅뱅 멤버 중 가장 인기있는 멤버와 음악을 꼽자면?
▲ 영국에서는 태양을 많이 좋아하고, 2NE1 중에서는 씨엘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음악은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도 좋아하고 지디-탑의 '하이하이'도 좋아한다.
- 언어도 달라 거부감도 느껴질 법 한데?
▲ 처음에는 언어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 들으니 더 좋다고 하더라. 한국어도 함께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하고.
- 아이돌 외에 K-POP은 힘들까?
▲ 빅뱅, 2NE1을 좋아하면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YG란 레이블 전체를 알게 되고, 프로듀서 테디나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도 듣게 된다. 그렇게 뒤로 따라가는 것 같다. 지누션이나 원타임도 그렇게 알게 됐다.
- 인터넷을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된 것이다. 젊은층 중심으로 형성됐는데 K-POP이 영국 퍼블릭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할까?
▲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여기서 레코드샵에 가서 빅뱅의 CD를 살 수 있거나 어디서나 듣고 찾기가 쉽다면 영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은 어린 아이들도 문화에 오픈한 나라이기 때문에 지금 젊은층이 더 어린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겠나. 지금은 한류 관련 책도 없고 CD도 못 사는 상태다.
- 플래시몹을 통해 팬들한국 가수들이나 기획사들이 어떤 노력을 해 줬으면 좋겠나?
▲ 런던에서는 K-POP을 알면 어디에 가야하는지 어떻게 하며 팬들을 만날 수 있는지 아는데, 런던 외 다른 도시들에 사는 팬들은 혼자만 음악을 듣고 연락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옥스포드에 사는데 음악을 듣고 같이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이런 사람들이 플래시몹을 통해 만나는 것이다. 콘서트를 하면 난리날 것 같다.
- 영국 가수와 K-POP 가수들이 차이점이 있다면?
▲ 한국은 훨씬 현지 뮤지션들보다 팬들에게 관심을 많이 쏟는다. 영국에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아서 조그마한 제스처도 감동이다.
- 한국 아이돌이 기획사에서 연습생을 거쳐 제작되는 시간이 이해가 되나?
▲  꿈을 위해 매일매일 같이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이 이해가 되다. SM 스케줄 표가 다 번역돼서 기사가 나온 것을 봤는데 정말 놀랍더라. 한국에서는 어린 나이에 음악 쪽을 계속 하고 쭉 따라가고 거기에 매진한다는 것이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 K-POP을 일본 음악과 비교한다면?
▲ 일본 음악은 오랫동안 있어 왔다. 요즘은 한국 음악이 대세인 것 같다. 희소가치가 있다고 할까. 미스터리하고 신비로운 것 같다. 특히 YG가 음악 쪽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모든 면이 영국 음악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면이 없다고 생각한다.
-탑을 좋아하면 그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도 찾아보나?
▲ 물론이다. 팬들은 탑이 나온 드라마 '아이리스'나 영화 '포화속으로'를 다 찾아본다. 빅뱅 멤버들이 나온 '밤이면 밤마다', '무한도전' 같은 예능도 다 찾아봤다. 그런가하면 배우 이병헌을 좋아해 탑을 알게 되고 빅뱅 음악까지 듣게 된 경우도 있다.
-K-POP 가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 영국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도 많이 했으면 좋겠고, 전에 2NE1이 윌아이엠과 작업차 런던에 왔었는데 그로 인해 더 알려진 부분이 있듯이 영국 에 자주 오고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nyc@osen.co.kr
 
<사진> YG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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