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 11년 만에 LG 전반기 두 자릿수 승리투수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10 12: 41

LG 트원스 마운드에 복덩이가 탄생했다. '광속 사이드암' 박현준(25)이 지난 2001년 우완투수 신윤호 이후 무려 11년 만에 전반기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박현준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5피안타 2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호투하고 팀도 4-3으로 승리를 거두며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10승 가운데 9승은 선발승이며, 1승은 구원승이다.
사실 박현준은 지난 시즌 개막때까지만 해도 SK 선수였다. SK 시절에도 김성근 감독의 총애를 받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윤상균, 김선규 등과 함께 3-4 트레이드 때 LG로 이적하면서 야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올 시즌 LG에서 선발투수로 변신한 박현준은 지난 4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를 시작으로 7월까지 7승을 거뒀다. 사이드암에서 나오는 팔 각도에서 150km가 넘는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은 타자들에게는 버거워 보였다.
그러나 6월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1승을 올리는데 그치며 성장통을 겪은 박현준은 6월 중순부터 2주 가량 내린 장맛비 덕분에 체력을 저축해 6일 한화전 구원승에 이어 KIA를 승리로 10승을 완성했다.
LG는 지난 2001년 신윤호는 전천후로 활약하며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두는 등 70경기에 등판해 15승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당시 LG는 5월 16일 이광은 감독이 물러나며 김성근 현 SK 감독이 팀을 이끌며 신윤호는 선발 불펜을 오가며 출격해 전반기 두 자릿수 승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박현준은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 가운데 17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기에 신윤호와 상황이 다르다. 승리의 가치를 놓고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선발승이 구원승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사실이다.
박현준은 일단 전반기 1차 목표였던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그는 "개인 승리보다 팀이 승리해 기쁘다. 팀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데뷔 첫 10승, 11년 만에 LG 마운드에서 전반기 두 자릿수 승리 투수로서 소감을 밝혔다.
특히 9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LG로서는 박현준의 어깨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두 차례 정도 선발 등판이 더 가능한 만큼 최대 12승까지도 가능하다.
 
만약 이런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지난 1995년 '야생마' 이상훈이 거둔 20승도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은 LG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좌완 강속구 투수였다. 홈런을 맞더라도 시원시원하게 던지는 모습이 LG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박현준도 비슷하다. 좀처럼 보기드문 사이드암에서 도마뱀처럼 몸을 비틀며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강한 힘으로 공을 던지는 그의 모습을 볼 때 통쾌함마저 든다. 
 
11년전 신윤호의 전반기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박현준. 이제는 LG의 전설과도 같은 이상훈, 김용수급의 성적을 위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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