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딩에서 좋지 않았던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연소이자 8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된 지동원(20, 선덜랜드)이 잉글랜드 진출에 대한 포부를 10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현재 선덜랜드는 새 시즌을 대비해 많은 공격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동원은 "팀이 좋아지기 위해 영입하는 것이라 찬성한다. 지난 시즌 선덜랜드가 10위를 기록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유로파리그에 나가기 위해 그러는 듯 싶다. 그런 계획에 따라 나도 영입됐다. 그만큼 나도 잘해서 유로파리그에 출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공격수들이 많아지는 만큼 지동원도 자신의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 지동원은 "다른 공격수들도 볼터치가 좋겠지만 내가 가장 자신있는 것이 퍼스트 터치다.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써서 한다면 (다른 선수들 보다)표가 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을 보지 않는다고 한 지동원은 선덜랜드 구단에 요청해 지난 시즌 좋았던 2경기와 좋지 못했던 2경기의 영상을 구해 봤다고 한다. EPL에 진출하는 만큼 어느 정도는 알아야 했기 때문.
지동원은 "팀 스타일을 알기에는 부족했다. 잘한 경기에서는 패스 플레이도 잘되고 공격에서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못한 경기서는 실점을 너무 빨리 했다. 공격 상황에서 유기적이지 못했고 패스 플레이도 안좋았다"며 "대체적으로 모든 팀이 그런 문제를 갖고 경기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내가 4경기를 보고 판단할 레벨은 아니다. 내가 같이 뛰면서 패스 미스를 줄이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부담감도 있다. 아직 지동원은 20세 프로 2년차 선수일 뿐이다. 그는 "부담감이 당연히 있다. (이)청용이 형이 처음에 가서 워낙 잘했다. 그렇게 되고는 싶은데 안 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청용이 형은 워낙 잘했다. 처음에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지동원은 기자회견 내내 "천천히 하겠다"라는 말을 떼어 놓지 못했다. 목표도 골이 아니라 출전이라고 할 정도. 이에 대해 지동원은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생활 리듬도 바뀌고 그러는데 무리하면 오버 페이스가 될 것 같다. 처음에는 킥 훈련만 하면서 몸을 만들고 나서 내 몸이 영국 생활에 적응을 한 후라면 실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 두려움이 있었다. 고교 시절 레딩에서 실패 때문이다. 고교 시절 지동원은 대한축구협회 유망주 육성 계획의 일환으로 당시 EPL에 있던 레딩으로 유학을 떠난 바 있다.
하지만 지동원은 성공하지 못했다. 내성적인 성격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것도 크지만 빨리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지동원은 "레딩에 처음 갔을 때 (빨리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을 냈다. 그리고 부상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그랬기 때문에 이번에는 천천히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겨우 만 20세의 지동원. 그에게 앞으로 남은 시간은 많다.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잉글랜드 무대에서 적응만 할 수 있다면 시간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일 것이다. 조바심과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이야 말로 무엇보다 지동원의 EPL 성공의 가장 큰 조건이 될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광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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