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는 좋다".
한화는 올해 외국인선수 복이 가장 없는 팀이었다. 재계약에 성공한 훌리오 데폴라가 개막 한 달 만에 선발진에서 낙마했고, 소방수로 기대하고 데려온 오넬리 페레즈는 방화범이 되어버렸다. 결국 6월 초중순 차례로 웨이버 공시하며 둘을 내보냈다. 외국인선수 전원교체는 한화 구단 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대체 선수들을 영입했다. 타자 카림 가르시아(36)와 투수 데니 바티스타(31)가 그 주인공이다.
가르시아 효과는 이미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6월 14경기에서 54타수 14안타로 타율은 2할5푼9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6홈런 23타점을 휘몰아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홈런 6개가 모두 3점차 이내 접전에서 터진 것으로 그 중 5개는 1점차 이내 초접전에서 나온 영양가 만점 대포였다. 대포뿐만 아니라 배트 부러뜨리기와 쿵푸 세레머니로 화제를 일으키며 한화의 새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프로야구 6월 월간 MVP에도 선정됐다.

가르시아의 바통을 이제 바티스타가 넘겨받으려 한다. 지난 3일 계약 후 5일 입국해 6일부터 경기에 출장하는 등 초스피드로 합류한 바티스타는 그에 걸맞는 광속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대전 넥센전에서 2점차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탈삼진 2개 포함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고 첫 세이브를 올렸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2km, 커터는 최고 146km까지 찍힐 정도로 볼이 빨랐다. 마무리투수로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
두 명의 대체 외국인선수들이 맹활약하며 팀도 덩달아 살아날 조짐이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평가를 보류했다.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한 감독은 "일단 스타트는 좋다. 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가르시아는 7월 7경기에서 27타수 4안타로 타율 1할4푼8리에 홈런없이 2타점밖에 되지 않는다. 한 감독은 "주자가 없어서 안 치는 것인가"라면서도 "선수가 늘 잘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감싸안았다.
이제는 바티스타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 감독은 "영상으로 볼 때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제구가 더 좋아 보인다"며 "이제는 마무리 쪽으로 가야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바티스타가 마무리로 자리를 잡는다면 박정진과 마일영이 중간에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한 감독도 "박정진과 마일영의 과부하를 덜 수 있게 된 것이 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불펜 강화가 전부는 아니다. 한화는 올해 만 25세 이하 토종 선발진 5인을 완성시켰다. 한 감독은 "처음부터 대체 외국인 투수는 선발이 아닌 중간-마무리를 생각했다. 우리 선발들이 성장할 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마무리는 외국인 투수로 가되 팀의 근간이 될 선발들은 토종으로 키우겠다는 복안. 한화는 아직 선발승이 18승으로 구원승(16승)보다 조금 많은데 뒷문이 안정되면 선발이 승리를 쌓을 기회가 많아진다. 승수는 곧 투수의 자신감이 된다.
바티스타가 뒷문을 완벽하게 잠근다면 한화는 제2의 가르시아 효과도 기대할 수도 있다. 그 어느 팀보다 외국인선수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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