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물론 내후년도 내다본 결정이다.
한화는 지난 11일 유원상·양승진 2명의 투수를 보내는 조건으로 LG 우완 김광수(30)를 받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얼핏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트레이드다. 유원상과 양승진은 만 25세 젊은 투수들이지만 김광수는 이제 막 30대가 된 중견급 투수다. 2년간 최하위에 그쳤고 올해도 리빌딩 과정에 있는 한화가 2명의 유망주 투수를 내보내고 즉시전력감 투수를 영입한 것은 당장 4강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게 전부가 아니다. 당장은 물론 내후년까지 내다본 트레이드다.
▲ 오른손 중간 보강

표면적인 이유는 오른손 중간 투수 보강이다. 현재 한화 1군 엔트리를 살펴보면 선발을 제외한 불펜에서 오른손 투수는 데니 바티스타와 송창식밖에 없다. 토종 오른손 불펜은 송창식 하나뿐이다. 지난 몇 년간 중간에서 활약한 윤규진과 안영명은 올해 잔부상으로 고전하며 2군에 내려가있다. 송창식도 최근 구위를 어느 정도 찾았지만 믿음직스런 수준은 아니다. 왼손과 옆구리 투수들은 풍족했지만 정작 가장 흔한 오른손 투수들이 부족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유원상과 양승진은 올해 전력에서 거의 제외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유원상은 6월까지 중간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양승진도 고질적인 제구난으로 2군에서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가운데 LG에서 자리를 잃은 김광수가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당장 오른손 중간을 보강할 수 있는 투수로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 구단 관계자는 "중간과 롱릴리프로 활용가치가 충분한 투수"라고 말했다. 올해 한화는 추격조 또는 롱릴리프 투수가 부족하다.

▲ 선수들의 군문제
한화는 지난 몇 년간 선수들의 군입대 문제로 고생했다. 지난해 시즌 중 군입대 문제로 팀을 떠난 송광민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대화 감독도 군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지경이었다. 이번 트레이드에는 군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김광수는 이미 군문제를 해결한 투수. 반면 유원상과 양승진은 늦어도 내후년까지는 군입대해야 한다. 한화는 내부적으로 올 시즌을 마치면 이들을 군입대시킬 계획이었다.
여기에 오른손 중간으로 활약해야 할 윤규진과 안영명마저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당장 윤규진은 올 시즌을 마친 뒤에 군입대해야 하고, 안영명도 내후년까지 손을 쓸 수 있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선발투수 양훈과 김혁민도 입대시기를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전부 오른손 투수들이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군문제를 고려한 부분도 크다"고 인정했다.
▲ 활용도 높은 김광수
김광수가 활용도 높은 투수라는 점도 한화가 결단을 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광수는 지난해 중간-마무리로 활약하며 68경기 등판 4승5패8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3.40으로 데뷔 후 최고 활약을 했다. 올 시즌 초에만 해도 LG 마무리투수로 기용될 정도로 불펜투수로 검증을 끝마쳤다. 비록 마무리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중간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게 한화 구단의 판단이다.
여기에 지난 2009년 선발로도 20경기에 등판한 경험이 있다. 선발투수들의 군문제를 고려할 때 그 자리를 메울 후보로도 들어갈 수 있다. 선발·중간·마무리로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것이 투수 김광수의 최대 매력이다. 김광수는 트레이드된 11일 곧바로 한화의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광수는 12일부터 시작되는 롯데와의 원정 3연전을 위해 부산으로 이동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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