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명월'로도 우리가 '충전'할 수 있을까?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7.12 07: 43

공효진-차승원 주연 '최고의 사랑'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안방극장에 또 한 편의 로맨틱코미디(?) '스파이 명월'이 찾아왔다.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사랑을 충전시켜준 '최고의 사랑', 좀 더 앞선다면 지난 겨울의 화제작 '시크릿 가든'까지...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진 탓일까. '스파이 명월'의 스타트는 그다지 유쾌하지도 두근거리지도 않았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이 지난 11일 밤, 첫 전파를 탔다. 월화극 1위에 빛나는 '동안미녀'의 후속으로 편성된 이 드라마는 오랫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하는 한예슬과 에릭(문정혁), 투톱 캐스팅만으로도 많은 드라마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게다가 시청률 1위 '동안미녀'의 수혜까지 입는다면 가시밭길은 피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첫 회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꽤나 회의적이다. 작품의 뼈대가 되는 대본은 KBS 드라마 공모 당선작이란 타이틀이 무색하도록 허술함이 묻어났으며 한예슬 에릭 장희진 등 주연진의 연기력도 기대이하 수준에 그쳤다. 싱가포르 로케로 담아온 이국적 풍광, 곳곳에 삽입된 액션 신이나 추격 신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한예슬과 에릭의 우월한 비주얼은 이 드라마의 포장을 분명 화려하게 했다. 하지만 속빈 강정과도 같은 작품의 퀄리티는 많은 시청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예슬과 에릭의 열성 팬들이 남긴 글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아쉬움 가득한 소감들이다. 한예슬과 에릭의 컴백을 반기는 응원글들 외에는 대본 연출 등 작품 전반에 관한 우려와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지적들이 대부분이다.
 
방송가 내부에서도 캐스팅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이 작품은 대본의 기발함과 흥미진진함으로도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첫 회의 스토리 전개는 흡인력이 떨어진다. '최고의 사랑'과 '시크릿 가든'이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이유 중 하나가 '주옥같은 대본의 힘'이었음을 떠올린다면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뿐만 아니라 산만한 연출력, 일부 출연진의 과장된 연기력 또한 큰 숙제다.
 
코믹인지 멜로인지 첩보물인지 장르를 파악하기 힘든 그 정체성은 더 두고보자 치더라도 대본이 약한데다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부족하다면, 이 드라마의 운명은 장담하기 어렵다. (타 작품과 비교하긴 안됐지만) '최고의 사랑'과 '시크릿 가든' 폐인을 자처했던 시청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작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편 '스파이명월' 첫 회는 9.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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