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최대어' 박종윤, "야구는 키로 하는게 아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7.12 06: 57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투타 모두 천부적인 재능을 과시하며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주인공은 대구고 박종윤(18). 그는 지난해 8월 17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군산상고와의 결승전서 6이닝 무실점(2피안타 8탈삼진) 완벽투를 과시하며 대구고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결승전을 포함해 4승(평균자책점 1.50)을 따낸 박종윤은 봉황대기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대구지역의 한 야구 관계자는 투타 모두 재능을 선보인 박종윤을 두고 "1993년 경북고의 청룡기 우승을 이끈 이승엽(35, 오릭스) 같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모 구단 스카우트는 "고교 좌완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경기 경험이 풍부해 마운드에서 안정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컨트롤과 코너워크도 초고교급"이라며 "타격 재능도 뛰어나다. 공을 맞추는 능력이 탁월하고 전형적인 스프레이 히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1일 OSEN과의 인터뷰에 나선 박종윤에게 "고교 최대어"라는 말을 건네자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투타 모두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박종윤은 타자보다 투수가 좋단다. 그는 최고 148km의 직구 뿐만 아니라 커브, 슬라이더, 써클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박종윤의 롤모델은 SK 와이번스 좌완 이승호(30). 그는 "주변 분들께서 이승호 선배님과 투구 스타일 및 체격 조건 모두 비슷하다고 자주 말씀하신다"며 "저 역시 이승호 선배님의 경기 또는 투구 동영상을 자주 보며 따라 하기도 한다"고 존경심을 표시했다.
흔히 '작은 고추가 맵다'고 말한다. 178cm의 박종윤 역시 다를 바 없다. 그는 체격 조건이 뛰어나지 않지만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단다. "키가 작아 투수로서 성공할 수 없다"는 혹평 속에 독기를 품었다. 그리고 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면 "키는 중요하지 않다. 남들보다 잘 던지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고교 무대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은 그는 "키작은 선수들로부터 미니 홈피 일촌 신청을 자주 받는다. '형처럼 키가 작더라도 야구를 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키가 작더라도 야구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종윤은 키가 작다는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구속도 140km 후반까지 끌어 올렸고 독학을 통해 써클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까지 장착했다. "지난해부터 류현진 선배님의 주무기인 써클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싶어 인터넷 동영상을 보며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다. 그립을 바꿔 던지다 보니 손에 익게 됐다". 두둑한 배짱과 변화구 컨트롤은 그의 최대 강점. 박종윤은 "지금보다 구속을 끌어 올리고 커브를 더 잘 던지고 싶다"고 바랐다. 
11일 대한야구협회는 내달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9회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그동안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박종윤은 생애 첫 대표팀 승선의 영광을 누렸다. 그는 "꼭 한 번 나가고 싶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소식을 접하게 돼 너무 기쁘다. 키가 작아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야구는 키로 하는게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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