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장영석, 투수 전향 테스트 관건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12 07: 06

넥센 내야수 장영석(21)은 지금 현재 1군 엔트리에 빠져있다. 하지만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투수 전향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 단지 테스트만 받고 있다. 과연 장영석의 투수 전향 테스트의 관건은 무엇일까.
▲ 투수 전향 이유는?
넥센 김시진 감독은 장영석의 투수 전향에 대해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그냥 테스트해보는 것"이라며 "고교 시절 투수를 했고 지금도 구속이 143~144km 정도 나온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김 감독은 "투수에서 타자로 성공한 케이스는 많아도 타자에서 투수로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다. 프로가 아마추어도 아니고 포지션 전환이 하루아침에 쉽게 되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1번 전체 3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장영석은 대형 내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186cm, 95kg이라는 당당한 체격조건과 힘으로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년차 시즌이었던 지난해 64경기에서 타율 2할3푼2리 5홈런 19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풀타임 주전으로 기대를 모은 올해 34경기에서 78타수 14안타 타율 1할7푼9리에 홈런없이 7타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장영석은 조심스럽게 투수 전향을 시도하고 있다. 부천고 시절 강속구 투수로 주목받았고 지금도 충분히 빠른 공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다. "방망이가 맞지 않아서 투수를 한 번 해보고 싶어하는 듯하다. 일부러 던지는 것도 아예 보지 않는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 몇 안 되는 타자들의 투수 전향 성공을 이끈 김 감독이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
▲ 관건은 절실함
 
김응국 이승엽 이호준 이대호 채태인 장기영 등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한 선수들이 많지만 타자에서 투수로 바꿔 성공한 경우는 흔치 않다. 강한 어깨·팔꿈치·하체를 만들어야 하는 투수는 타자보다 몸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걸리며 기술적으로도 변화구를 습득하고 제구를 길러야 한다. 공을 들여야 하는 시간과 노력이 배가 된다. 그나마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권준헌. 1990년 태평양에 내야수로 입단한 권준헌은 1995년 주전 3루수로 3할(0.306) 타율까지 쳤다. 강력한 어깨를 앞세운 총알 송구가 강점이었던 그는 1999년까지 야수로 뛰다 2000년 투수로 전환했다. 당시 현대 투수코치가 바로 김시진 감독이었다.
권준헌은 투수 전향 뒤 8시즌간 19승11패20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특히 2003년 66경기에서 8승4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3.19로 활약하며 현대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한 몫 단단히 했다. 2004년 한화 이적 후에도 35경기 1승1패17세이브 평균자책점 2.11로 활약했다. 권준헌의 경우 1999년 개막을 이틀 앞두고 훈련 중 오른쪽 팔을 다친 것이 투수 전향의 계기였다. 강한 어깨를 타고난 그는 절실함과 의지를 갖고 투수 전향에 성공했다.
넥센 황두성도 빼놓을 수 없다. 1997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1999년 해태에서 투수로 전향했으나 방출당했고 이후 2001년 현대로 이적해 꽃을 피웠다. 통산 243경기 36승33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 3.94. 역시 포수로서 강하고 싱싱한 어깨가 투수 전향의 계기가 됐다. 방출된 후 누구보다 강한 의지로 투수 전향에 성공했다. 장영석에게도 이 같은 절실함이 있느냐가 관건. 김시진 감독이 장영석에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는 것도 그가 얼마나 의지를 보이느냐를 지켜보기 위함이다.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장영석이 고교 시절 빠른 공을 던진 경험이 있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투수로 훈련을 받지 못했다. 아마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팀에서는 나름대로 대형 내야수로 키울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투수를 하게 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이 어떤 의지를 갖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별한 부상과 계기가 없는 장영석이 얼마나 절실함을 갖고 투수로서 의지를 보이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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