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연맹, 선수들을 '예비 범죄자'로 내모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1.07.12 09: 15

미국은 음주운전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충분한 기회는 주고 있다. DUI(driving under the influence)로 음주-마약 후 운전을 하는 것에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음주 측정기를  무작정 제시할 수 없게 돼 있다. 눈동자의 움직임 유무를 비롯해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만 음주 측정을 하게 되어 있다.
미국 경찰들이 음주 측정기를 통해 손쉽게 처리하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다. 범죄자라고 단정짓지 않고 계도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승부조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프로축구연맹이 축구선수들에 대해 잠재적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1일 신문로 축구회관서 정몽규 총재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승부보작 후속 대책 및 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 자리서 연맹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바로 강력한 예방과 조사를 위해 싱가포르 리그 등에서 활용 중인 거짓말 탐지기를 도입하는 것.
그러나 이는 무리한 행위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바로 모든 축구 선수들을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과 다르지 않는 행위다. 현재 60여 명의 선수들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구속되거나 불구속 기소되고 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다.
승부조작에 대해서 일벌백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학연을 비롯한 연줄에 의해 공공연히 이뤄진 결과이기 때문에 뿌리부터 발본색원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들이 깨끗한 가운데 거짓말 탐지기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바로 모든 축구 선수들을 범죄자로 규정한 뒤 조사하겠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프로축구연맹은 단순히 빨리 이번 사태를 넘기려고 해서는 안된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해결을 해야 한다. 연맹이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축구협회와 그 이상의 단체들과 공유해서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 거짓말 탐지기도 기계다. 기계는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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