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가장 잠을 잘 잤다".
이제는 줄무늬 유니폼을 벗었다. 아직은 조금 어색한 오렌지 유니폼이지만 그는 벌써부터 유니폼에 애착을 드러냈다. 한화 우완 투수 김광수(30)가 제2의 야구 인생을 다짐했다. 지난 11일 한화 우완 유원상, 좌완 양승진과 2대1 맞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한화로 이적한 김광수는 이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사직 원정에 동행했다. 등번호는 트레이드 맞상대 유원상이 쓰던 18번. LG에서 17번을 달았던 김광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이날 선수단과 첫 훈련을 소화한 김광수는 벌써 한화맨이 다 된 모습이었다. 그는 "LG에는 서운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보다 새로운 팀에서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고, 한화에서 나를 원했다는 점이 너무 좋다"며 만면에 웃음을 띄었다. 그는 트레이드 당일날 대전 집을 구했다. 한화맨으로 뼈를 묻겠다는 의지 표현. 그는 "아침 일찍 한화에서 연락을 해줘 빨리 집을 장만했다. 어젯밤 올해 들어서 가장 잠을 잘 잤다"고 말했다.

올해 LG 마무리투수로 낙점돼 시즌을 시작한 김광수는 그러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21경기에서 1승2패6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일은 모두 잊은 듯했다. 김광수는 "마무리로 중압감 같은 게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이제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과거의 일은 뒤로 하고 한화에서 새출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광수는 "어린 투수들이 많아 오히려 적응하는데 문제없다. (마)일영이나 (이)대수 같은 동기들도 있고, (장)성호형도 있다"라며 껄껄 웃었다. 곁을 지나가던 장성호를 가리킨 것. 그만큼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김광수는 "유니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나. 오렌지색 유니폼이 정말 괜찮아 보인다"며 "지금 몸 상태는 크게 문제없지만 한창 좋을 때와 비교하면 70% 정도다. 감독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대화 감독은 김광수의 활용 방안에 대해 "아무 때나 투입할 수는 없다. 상황을 보고 등판시킬 것"이라며 김광수를 불펜에서 중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광수는 마무리투수 데니 바티스타 앞에서 박정진·마일영과 함께 필승 계투조 역할을 맡을 전망. 다만 최근 등판을 하지 않아 그 이전 몇 차례 시험등판이 있을 예정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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