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고유라 인턴기자] "오늘 (LG의) 4번이 윤상균이네?".
김성근(69) SK 감독은 잠실 LG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확인하던 중 옛 제자인 윤상균(29)을 발견하고 짧은 한 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그 선발 4번 타자가 친정 SK를 상대로 결승타를 때려냈다.
윤상균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윤상균은 첫 타석에서는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 4회 2사 3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윤상균은 상대 선발 고효준의 공을 받아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0-0으로 팽팽하던 양팀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기울게 한 선취점이었다.

이어 윤상균은 정의윤의 우익수 오른쪽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두번째 득점까지 일궈냈다. 이날 경기가 LG의 2-0 승리로 끝나면서 윤상균은 경기를 좌지우지한 셈이 됐다.
윤상균은 지난 9일 29일 만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데 이어 7월 들어 두 번째 4번 타자로 출장했다. 윤상균이 이날 때려낸 안타는 지난달 14일 삼성전 이후 28일, 13타수 만의 첫 안타다. 그 동안 주로 교체 선수로 출장해 타격감을 조율할 수 없었던 윤상균이 오랜만의 선발 출장 기회를 잡고 안타를 타점으로 연결하며 친정팀 SK를 상대로 제 역할을 해낸 것이다.

경기 후 윤상균은 오랜만에 안타를 쳐낸 것에 대해 "그 전에도 배트는 잘 맞았는데 잡힌 것들이 많아 마인드 컨트롤이 힘들었다"며 "서용빈 타격코치님이 전화해 '네가 발란스도 좋고 스윙도 좋으니 지금처럼 자신있게 쳐라'라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선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KIA전에서도 두 차례의 안타성 타구가 모두 상대 2루수에게 잡히는 등 불운을 겪은 윤상균의 마음 고생이 전해졌다.
윤상균은 이어 "상대가 SK인 것은 중요치 않다"며 "현재 팀이 부상 선수도 많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어느 상황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충암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윤상균은 두 번의 드래프트서 낙방한 뒤 어느 곳에도 적을 두지 않고 해병대에 입대했다. 그뒤 윤상균은 2008년 SK 신고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고 그 해 6월 정식 등록에 성공했다.
그러나 윤상균은 SK의 주전 포수 박경완의 그늘에 가려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지난해 7월 LG로 박현준 등과 함께 SK에서 LG로 트레이드 되는 등 다시 우여곡절을 겪었다. LG에 와서도 주로 교체 출장에 그쳤다.
윤상균은 올 시즌 타율이 2할2푼9리에 불과하지만 장타율은 5할8푼3리에 이른다. '윤해병' 윤상균이 팀의 주전 4번 타자 박용택의 부상으로 빈 LG의 중심타선을 장타로 메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
autumnbb@osen.co.kr
<사진>=잠실,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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