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4구 1위' 최형우, 투수들이 피하는 이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7.13 07: 46

[OSEN=목동, 이대호 인턴기자] 말 그대로 투수들이 피하고 싶은 남자다.
삼성 4번 타자 최형우(28)는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결승타 포함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으로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최형우는 13일 현재 타율 3할2푼에 19홈런 61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최형우는 고의4구 10개로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한화 최진행이 6개, 롯데 이대호가 5개씩 얻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또 지난 시즌 고의4구 1위가 LG 조인성이 기록한 8개임을 따져보면 올 시즌 최형우의 고의4구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형우 역시 "이번 시즌 투수들이 득점권에서 상대를 잘 안해주려 하는 것을 느낀다"면서 "주자가 2,3루에 나가있고 1루가 비어 있으면 거의 (고의4구로 1루에) 보내는것 같다"라며 득점 찬스에서 번번이 걸어나가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렇다면 최형우에게 고의4구가 집중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단 최형우는 이번 시즌 타석에서 투수들에게 '한 방'에 대한 공포를 제대로 심어줬다. 최형우는 전날 홈런 하나를 추가하며 19개로 롯데 이대호(20개)의 뒤를 바짝 쫒고 있다. 거기에 시즌 61타점으로 이대호와 이범호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최형우의 위압감이 제대로 드러난 장면은 지난 5월 21일 대구 두산전이었다. 양팀이 7-7로 맞선 12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두산은 최형우와 승부하는 대신 1루로 보내는 쪽을 택했다. 비록 다음 타자 강명구가 아웃되며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최형우를 상대하는 상대팀의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4번 최형우보다 5번 타자를 상대하는 편이 투수 입장에서는 손쉽기 때문이다. 삼성은 클린업 트리오의 마지막 퍼즐인 5번 자리를 채우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삼성은 외국인타자 가코를 비롯해 5번 자리에 총 8명의 선수를 기용했지만 만족할 만한 선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5번 자리에서 타율 2할7푼 7홈런 46타점에 그치고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굳이 위험부담을 안고 4번 최형우와 상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최형우 역시 고의4구가 유난히 많은 것에 대해 "아무래도 5번 타자가 확실히 정해져있지 않아서 그런것도 있다"며 "롯데는 (이)대호형 뒤에 (강)민호도 있으니까 고의4구가 많이 나오지 않는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곧 삼성의 5번 자리에 믿음직한 타자가 들어온다면 최형우의 파괴력이 배가된다는 것을 뜻한다.
최형우는 끝으로 "저도 왜 투수들이 피하는지 모르겠으니 그냥 투수들한테 물어봐 달라"며 부끄러운 듯 자리를 떴다. 타석에서는 무자비하지만 타석에서 내려왔을 때는 겸손한 삼성의 4번 타자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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