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2011 프로야구 시즌이 갓 중반을 넘어선 12일 현재 프로야구 관중수는 3,916,386명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600만 명 관중 동원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 국민 8명 당 1명 꼴로 야구장을 찾는 셈이다.
프로야구 관중들은 점차 증가하고 그들만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데 그들이 찾고 있는 구장 중 일부는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관중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2일 국내 프로야구 구장 시설 및 환경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KBO에 따르면 우리나라 프로야구 구장들의 옆 좌석 간 간격은 2~10cm로 다양했다. 가장 좁은 곳은 광주구장으로 좌석 간 간격이 2cm였고 가장 넓은 곳은 목동구장으로 5.5cm였다. 문학구장은 5~10cm로 다양했다.

옆 좌석 간격보다 더 심각한 것은 앞뒤 좌석 사이 간격이었다. 앞뒤 좌석 간격이 가장 좁은 곳은 대구구장으로 70cm에 불과했다. 성인남녀의 무릎 위 다리 길이가 약 40~45cm인 것을 감안하면 여유공간이 채 30cm도 되지 않는다. 다른 구장들도 대부분 70~80cm 사이였고, 잠실구장만 90cm의 비교적 넓은 간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잠실구장을 제외한 야구장 관중 대다수는 옆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바닥에 놓아둔 짐을 치우거나 다리를 접어본 경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옆 좌석 간격은 좌석 칸에 구애받지 않고 몸을 움직일 수 있지만 앞뒤 좌석의 경우 칸막이로 아예 앞 칸이 막혀있다는 점에서 더 큰 불편을 초래한다.
보고서는 좌석에 부착된 팔걸이나 컵받침의 유무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목동구장을 제외하면 전 구장이 지정석에만 팔걸이와 컵받침이 있거나 아예 없었다. 3시간 이상 야구를 관람하는 관중들이 내내 컵을 들고 불편한 자세로 야구를 보거나, 가뜩이나 옆 간격도 좁은데 팔을 둘 곳이 없어 고생하는 일이 만연한 것이다.
KBO에 따르면 미국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 스타디움은 리모델링에 들어가기 전인 2008년까지 전체 좌석 수는 56,886석이나 됐지만 앞뒤 좌석 사이 간격은 75cm에 불과했고 컵받침도 일부 좌석에 제한됐다. 그러나 2009년 리모델링 후 앞뒤 좌석 사이 간격은 84~99cm로 넓어졌고 컵받침도 전 좌석에 설치됐다. 좌석수는 50,287석으로 줄었지만 관중의 호응도와 충성도는 높아졌다.
일본 히로시마 도요카프 구단의 구장인 마쓰다 스타디움도 2009년에 완공돼 비교적 새것에 속한다. 이곳은 좌석너비를 50cm로 통일시켰다. 또한 앞뒤 좌석 간격은 85cm로 설계했다. 설계 당시부터 관중들의 편의를 고려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올해 초와 지난 해 리모델링한 목동, 문학구장의 경우는 좌석 너비나 팔걸이 유무에 있어 타 구장에 비해 비교적 관중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구장보다 더 오래된 광주구장과 대구구장 등은 예전 모습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다.
물론 광주와 대구에 기존의 구장들을 대신할 새로운 구장이 건축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아직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소극적이라는 점에서 한동안 국내 야구 관중들은 좁은 구장 좌석 간격에 갇혀 야구를 봐야 할 듯 하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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