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직 어색해보이는 줄무늬 유니폼의 양승진(24)이 밝게 말했다.

좌완투수 양승진은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된 우완 김광수(30)의 대체자로 우완 유원상(24)과 함께 LG로 왔다.
양승진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을 앞두고 유원상과 함께 LG에서의 훈련 첫 날 모습을 드러냈다. 박종훈 LG 감독, 최계훈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소화한 양승진은 지시에 따라 자세를 고치거나 위치를 바꿔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훈련 뒤 만난 양승진은 "LG에서 나를 데려온 건 기회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한화에서도 열심히 했지만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전 팀 한화에 대해서는 "선수라면 언젠가는 트레이드될 수도 있고 한 군데에서 오래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레이드의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6년차, 우여곡절을 겪은 투수의 담담함이 묻어났다.
춘천고를 졸업하고 2006년에 2차 2순위 전체 10순위로 지명을 받아 한화에 입단한 양승진은 2008년에 1군에 데뷔했지만 한 타자만을 상대하고 내려간 뒤 2010년까지 줄곧 2군에 머물렀다.
그러다 2010년 정식으로 1군에서 선발로 뛰기 시작했다. 2010년 5월 11일에는 목동 넥센전에서 자신의 데뷔 첫 승을 팀의 11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로 장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 허리 통증으로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다시 2011년 7월까지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양승진은 통산 1승5패 평균자책점 8.94를 기록하고 있다.
양승진은 자신의 현 상태에 대해 "아픈 곳이 없다"며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양승진은 "작년 겨울에 허리가 안좋아 쉰 다음부터 밸런스가 안맞아 고생했다. 그러나 현재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불펜 피칭 중에 최계훈 코치도 "주로 투구 밸런스를 잡아주는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팔꿈치도 다 나았다"며 팔을 흔들어 보인 양승진은 자신의 무기에 대해 "왼손 투수인 것도 있지만 날카롭게 꺾이는 커브 등 변화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나 그는 곧 "한화에서도 코치님들이 변화구가 좋다고 칭찬해줬다"며 자신의 강점을 어필했다.
현재 LG에는 주키치, 최성민, 이상열 외에는 이렇다할 좌완투수가 없다. 게다가 당장 안정된 불펜감도 모자란 형편이다. 박종훈 감독도 트레이드 뒤 "좋은 왼손 투수감을 찾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LG에서 양승진이 제대로 된 투수 밸런스를 찾는다면 팀내 몇 안되는 좌완으로서의 메리트를 가질 수 있다.
박 감독도 "좋은 좌완은 찾기 힘들다"고 말하며 "미래를 보고 잘 키워서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병역 미필 문제에 대해서도 "어차피 밸런스를 찾으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충분히 고려해 결정했다"고 양승진에게 자신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임을 밝혔다.
양승진의 말대로 야구 선수라면 한 번쯤 트레이드를 당할 수도 있고 데뷔 팀에서 그대로 은퇴할 수도 있지만 양승진이 한화에서 LG로 온 것은 확실히 그의 야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양승진이 과연 LG에서 투구 밸런스도 찾고 자신의 자리도 꿰찰 수 있을지 궁금하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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