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25, 투수)이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첫 불펜 피칭을 마쳤다.
유원상은 12일 오후 잠실구장 1루 불펜에서 박종훈 LG 감독과 최계훈 투수코치가 지켜보는 앞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 것일까. 유원상은 처음에는 제구가 잘 되지 않은 경향이 있었으나 공을 던지면서 제구도 나아졌고, 공 끝에 힘도 전달되면서 곁에 있던 박종훈 감독의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날 유원상은 가벼운 캐치볼과 함께 80개를 던졌고, 주로 직구 위주의 피칭이었으며, 슬라이더와 커브도 섞어서 구사했다. 유원상은 80개를 던지는 동안 자신의 투구 밸런스를 꼼꼼히 체크한 최계훈 투수 코치로부터 3가지 조언을 들었다.
▲왼발 위치를 바꿔라
유원상은 우완 정통파다. 187cm의 큰 키와 축 발인 오른발과 끌고 나오는 왼발의 스트라이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반발 또는 한발 정도 길다. 투수에게는 엄청난 장점이다. 그 만큼 공을 앞에서 던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통 정통파 투수들의 경우 축이 되는 발의 위치와 자유발이 일직선이 되는 것이 기본이다. 발 끝도 홈플레이트를 바라 본다. 유원상의 경우 지면에 발을 내딛는 상황에서 왼발 엄지 발가락 부위에 힘이 쏠린다. 발 끝도 정면이 아닌 1시 방향이었다. 그럴 경우 마지막 동작에서 힘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최계훈 투수 코치는 왼발의 힘이 발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유원상도 곧바로 수긍하며 이 부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하체를 더 버텨라
유원상의 두 번째 미션은 허벅지였다. 투수들의 생명은 하체다. 얼마만큼 튼튼한 하체를 지탱해서 공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느냐에 따라 스피드와 공 끝의 움직임이 달라진다.
유원상은 이날 불펜 피칭 때 축이 되는 오른쪽 허벅지가 일찍 주저 앉는 경향이 있었다. 축이 일찍 주저 앉을 경우 힘을 쓰지 못할 뿐 아니라 공을 끌고 나오기도 쉽지 않다. 축이 무너질 경우 제구력도 문제가 된다.
최계훈 투수 코치는 허벅지가 최대한 버텨줄 것을 요구했고, 유원상도 곧바로 오른 허벅지에 힘을 더 주면서 최대한 버틴 뒤 공을 놓는 동작을 반복했다.
▲오른 팔꿈치를 끌고 나와라
허벅지와 함께 연결되는 부분이 오른쪽 팔꿈치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하체로 중심이동을 하지만 공을 잡고 있는 오른 팔의 스윙도 매우 중요하다.
유원상의 경우 하체가 일찍 주저 앉으면서 오른 팔꿈치의 각도까지도 낮아졌다. 그리고 하체가 끌고 나가지 못하면서 동시에 공을 끌고 나가는 팔꿈치의 이동 거리도 짧아졌다.
공을 끌고 나가지 못했다는 점은 하체가 아닌 상체 위주의 피칭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공 끝의 움직임도 무뎌질 뿐 아니라 컨트롤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곁에서 유원상을 투구를 지켜본 스카우트팀 관계자 역시 "불펜 피칭 때 투수 코치가 꼬집은 부분은 투구를 할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 부분만 잘 된다면 아마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투구를 마친 유원상도 "나 역시 최근에 공을 던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이었다. 스스로도 생각했던 부분인데 최 코치님께서 지적해 주셔서 도움이 됐다"면서 "최근에 비가 많이 와서 많이 못 던졌는데 컨디션을 빨리 끌어 올리겠다"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투수와 투수 코치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투수 코치의 이론과 선수의 투구 밸런스와 매커니즘이 맞아 떨어져야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단 최계훈 투수 코치와 유원상의 첫 호흡은 매우 잘 맞았다고 볼 수 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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