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호투' 김광삼, '비가 야속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7.14 09: 15

[OSEN=고유라 인턴기자] 13일 오후 7시 21분, 잠실구장에서 심판진이 LG와 SK의 패넌트레이스 10차전 경기를 우천 중단시켰다. 이때 비를 맞으며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가는 선수들 중 유난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버티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이날 호투하고 있던 LG의 선발 투수 김광삼(31)이었다.
이날 시즌 5승째에 도전하던 김광삼은 SK를 상대로 4회 1사까지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에 머물렀으나 포크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그러나 경기가 결국 중단 34분 만인 7시 55분 노게임 선언되면서 김광삼의 호투는 빗물과 함께 씻겨가버렸다.
김광삼은 1회 선두타자 김강민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후속타자들을 범타로 잘 막았다. 2회에는 2사 후 박진만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임훈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데 이어 3회에는 조동화, 김강민, 정근우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그리고 4회 이호준을 헛스윙으로 돌려세운 뒤 최정에게 볼 2개를 던진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올 시즌 김광삼은 12경기에 등판해 4승3패 평균자책점 4.45을 기록하고 있다. 김광삼이 선발로 나선 12경기에서 팀은 8승을 거뒀지만 김광삼은 4승에 불과할 만큼 승과 인연이 없었다. 더욱이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3⅓이닝 동안 5피안타 3사사구 4실점으로 무너지며 조기강판된 뒤 이날 설욕전에 나선 터였다.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6이닝 이상 투구가 4번 뿐인 김광삼은 항상 일찍 마운드를 불펜에게 맡겨야 했지만 이날은 투구수도 3⅓이닝 동안 40개에 불과했다. 상대 선발인 SK의 이영욱(31)도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어놓고 있었기 때문에 0-0의 상황이 이어졌지만 김광삼의 무실점 완벽투는 충분히 칭찬받을 만 했고 그래서 더 아쉬운 상황이었다.
노게임 선언 후 김광삼에게 아쉽지 않냐고 묻자 김광삼은 어쩔 수 없지 않냐는 듯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다'는 말 백 마디보다 더 안타까운 미소였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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