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고든, "내 주무기는 컨트롤과 커브"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14 07: 29

5년 연속 한국시리즈, 그리고 'V4'를 위한 SK 와이번스 필승 카드가 공개됐다.
그 주인공은 뉴욕 양키스 '광팬 아버지' 어니 고든이 근무하던 군부대인 뉴욕주 웨스트 포인트에서 태어나 SK 유니폼을 입기 직전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뉴양키스타디움 마운드에서 두 차례나 선발로 등판했던 우완 정통파 브라이언 고든(33)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본다"던 고든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앞서 3루측 불펜에서 김성근(69) SK 감독이 직접 지켜보는 앞에서 첫 피칭에 나섰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위엄을 알았던 것일까. 아니면 시차와 낯선 환경 때문이었을까. 고든은 불펜에서 공을 던지기 전까지 조금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투구판을 밟고 오른손에 공을 잡은 순간부터는 누구보다도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고든은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면서 주무기인 커브도 간간이 구사했다. 총 투구수는 35개에 불과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고든에게 합격점을 줬다. 김 감독은 "키가 작아서 그런지 애들이랑 섞여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특유의 농담을 한 뒤 "투구폼이 아름답다. 동양인처럼 부드럽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SK가 심혈을 기울여 뽑은 고든의 주무기는 무엇일까.
고든은 솔직했다. 그는 "내 직구는 90마일(145km)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빠른 볼이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대신 제구력이 좋은 편이다. 볼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컨트롤이 좋아야 했다. 그리고 낙차 큰 커브가 내 주무기"라며 웃었다.
183cm의 키에 86kg의 몸무게의 탄탄한 체형을 가진 고든은 1997년 미국 마이너리그(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에서 데뷔, 2006시즌까지 외야수로 활동하다 2007시즌부터 투수로 전향했다.
고든의 투수 성적은 마이너리그 통산 169경기 25승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3.07, 메이저리그 통산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4.47이다. 특히 올 시즌 고든은 트리플A팀인 르하이 밸리 아이언피그스(Lehigh Valley IronPigs:필라델피아 산하)에서 5승 무패(평균자책점 1.14)로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55⅓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56개나 솎아낸 반면 사사구는 7개에 그쳤다. 수치만 놓고 보면 상당히 안정된 제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날 불펜 피칭 때도 고든은 축이 되는 오른 다리가 든든하게 버티면서 상체와 하체를 모두 이용해서 공을 던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아직 실전 피칭을 하지 않은 점이 미지수지만 불펜 투구에서 만큼은 합격점을 받았다.
고든이 구사하는 구종은 총 5가지다. 일단 직구를 비롯해 변화구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고든은 "5가지 구종 중에서 커브가 가장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고든은 지난달 18일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삼진 7피안타 3사사구 2실점을 했으나 삼진을 3개 잡아냈다. 이 가운데 2명은 109km, 113km의 낙차 큰 커브로 잡아냈다. 그 중 한 명은 2010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전에 출장한 이안 킨슬러였다.
이 경기에서 보면 고든은 우타자들에게는 2스트라이크 이후 결정구로 커브를 구사한 반면 좌타자들에게는 체인지업을 자주 구사했다. 즉, 좌타자들에게는 주무기가 체인지업으로 봐도 될 듯 싶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갈 찬스는 있었지만 어떻게 될지 불안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매일 야구할 수 있는 점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고든은 "리그에서 싸워가면서 배우고 도전하겠다. SK의 일원이 되어 팀이 우승을 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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