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패 속 호투' 김강률의 가능성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14 07: 46

한 점차로 끌려가던 경기. 결국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으나 소득은 있었다. 두산 베어스 5년차 우완 김강률(23)이 과감한 투구로 앞으로의 중용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김강률은 지난 13일 광주 KIA전서 4-5로 뒤진 6회말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동안 안타와 사사구 없이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팀이 역전에 실패하며 그저 이닝 수를 더 적립하는 데 그쳤으나 분명 빼어난 피칭이었다.

 
특히 김강률은 140km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와 스플리터를 섞어던지며 KIA 타선을 막아냈다. 8회말에는 단 7개의 공으로 김주형-이현곤-이용규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2007년 경기고를 졸업하고 2차 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강률은 고교 3학년 시절부터 투구 밸런스 붕괴로 인해 제구에 어려움을 겪던 유망주였다. 최고 153km의 광속구를 지녔으나 변화구 구사력과 제구 면에서 '아직 1군용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상무 시절에도 그는 1년차 시절 선발 에이스로, 말년에는 마무리로 뛰며 지난해 10월 대륙간컵 대표로도 선발된 바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대표팀 관계자들은 "빠른 공을 지녔으나 아직 제구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데뷔 후 4년 간 '제구난' 선입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김강률이다.
 
제대 후 롱릴리프감으로 전지훈련서 기대를 모았으나 시범경기서 다시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리며 구속이 급감했던 김강률. 그러나 이제는 직구 힘을 되찾으며 자신있게 자기 공을 뿌리는 투수가 되었다. KIA전 호투를 통해 시즌 평균자책점도 0.96(14일 현재)까지 떨어졌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정재훈이 부상으로 뛸 수 없는 현재 김강률도 마무리로 나설 수 있다. 아직 경험이 일천하지만 박빙 순간 그를 내보낼 수도 있다"며 그의 능력을 시험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13일 KIA전은 김강률에게 승리 계투직을 맡길 수 있는 지 일종의 모의고사가 됐고 합격점을 받았다. 앞으로 1~2점 차 리드에서도 호투할 수 있을 지 여부는 그의 어깨에 달려있다.
 
김강률의 모자 왼쪽에는 이재우의 등번호인 1번이 새겨져있다. 이재우는 팔꿈치 부상 이전 140km대 후반의 직구와 포크볼을 앞세워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2회에 공헌했다. 이재우가 팔꿈치 인대 접합 재수술로 시즌 아웃이 판명된 가운데 이제는 그와 투구패턴이 유사한 김강률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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