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새 외국인 투수를 어떻게 활용할까.
브라이언 코리를 대체한 롯데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부첵(33)이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당초 이날 사직 한화전에서 점검 차원으로 구원등판할 예정이었던 부첵은 그러나 경기가 우천 연기되는 바람에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선발등판 날짜는 바뀌지 않는다. 예정대로 15일 사직 LG전에 선발등판한다. 4위 LG와 3연전 첫 대결이라는 부담스런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부첵의 보직은 확정되지 않았다. 양승호 감독은 "일단 선발로 한 번 써보고 난 뒤 결정하겠다"며 부첵의 보직에 대해 단언하지 않았다. 롯데는 장원준-송승준-라이언 사도스키-고원준으로 선발진이 구성돼 있다. 그리고 코리가 빠진 선발 한 자리를 부첵이 메우는 형식이다. 하지만 당장 불펜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전반기 막판에는 총력전으로 승부가 가능하지만 후반기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양 감독은 "중간에 나갈 만한 투수가 마땅치 않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롯데는 세이브가 10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반면 블론세이브는 12개로 더 많다. 세이브 성공률이 45.5%. 이래서는 제대로 된 경기를 하기 어렵다. 롯데는 역전패가 19패로 LG와 함께 가장 많은데 6회 이후 뒤집어진 경기가 11패로 역시 LG와 함께 최다다. 모 감독은 "롯데를 상대로는 3~4점차라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 정도로 상대팀들에 만만하게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첵은 선수생활 내내 중간과 선발을 오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90경기 중 3경기만 선발등판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9시즌간 246경기에서 134경기에 선발등판했다. 나머지 112경기는 구원등판.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서도 15경기 중 선발로는 2경기밖에 나오지 않았다. 올해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 더햄 불스에서도 16경기 중 7경기에 선발등판하는 등 소속팀 사정에 따라 보직을 옮겼다. 2009년 트리플A에서는 40경기에서 3승2패20세이브 평균자책점 3.38로 마무리 역할도 충실하게 소화했다.
부첵도 선발이든 불펜이든 보직을 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선발과 중간 모두 뛰어봤다. 선발로는 컨트롤 위주로 영리하게 던지는 스타일이고, 중간으로는 강하게 파워피칭한다"고 말했다. 보직에 맞춰 던지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일단 선발로 먼저 기회가 주어지지만 후반기 팀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갈 수도 있다.
올해 롯데는 투타에서 보직 변경이 그 어느 때보다 잦다. 마무리로 시작한 고원준은 선발로 이동했고, 개막전 선발을 맡았던 코리는 중간·마무리로 뛰다 선발로 돌아오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부첵이 선발로 자리를 잡는다면 시즌 초반 불펜 경험이 있는 고원준의 뒷문 전환도 고려해 볼만하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의 중간·마무리 재전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이다.
과연 부첵의 보직은 어떻게 될까. 남은 시즌 4강을 향한 롯데의 승부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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