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2경기 13⅓이닝 12K 1실점 비결은?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14 13: 08

'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28, LG 트윈스)가 서서히 상대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리즈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여 6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 막으며 시즌 7승째를 달성했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더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최근 두 경기에서 13⅓이닝 동안 삼진은 무려 12개인 반면에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사실 리즈는 올 시즌 LG 구단이 각별한 신경을 쓰면서 영입한 필승카드였다. LG는 지난 몇 년 동안 외국인 선수와 인연이 없었다. 강한 타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0승 이상을 해줄 외국인 투수가 없어 8년 연속 4강에 들지 못한 한 가지 원인이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한 카드가 리즈였다. LG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지난 시즌 중반부터 미국 출장 때마다 꼭 챙겨봤다. 계약 직전에도 도미니칸리그까지 직접 날아가 한번 더 지켜봤고, 전 소속 구단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긴밀한 접촉 끝에 그의 이적을 승인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리즈가 최근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 박종훈 감독은 "리즈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빠른 볼에만 강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다. 여기에 변화구 자신감까지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리즈는 지난 3월 시범경기에서 160km 강속구를 던졌다. 그런데 시즌 초 리즈는 직구를 뒷받침할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은 점이 문제였다. 리즈는 슬라이더, 커브,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을 던진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슬라이더, 커브, 컷 패스트볼의 궤적과 스피드가 비슷했으나 시즌을 치르면서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형태인 슬러브의 제구가 안정되면서 괴물투수 리즈의 위용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12일 SK전에서 슬러브는 움직임은 예술이었다. 리즈는 1회 정근우를 상대로 볼카운트 2-0에서 3구째 137km 슬러브로 스탠딩 삼진을 잡아냈다. 정근우의 가슴 정도로 날아오던 공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히 떨어지며 루킹 삼진을 만들어냈다.
그는 또 4회 박정권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134km 슬러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 공들은 슬러브가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지 않고서는 도저히 치기 힘들었다.
리즈가 호투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비결은 지속성이다.
시즌 초 리즈는 3회까지는 구속이 150km를 유지했으나 이후 급속도로 스피드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4회 이후부터는 140km 초중반을 오갔다. 힘 조절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즈가 이제는 달라졌다. 이제는 150km 초반에서 후반을 넘나드는 직구를 1회부터 8회까지 던질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리즈는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최고구속 159km를, 6회에도 152km들 던졌다. 12일 잠실 SK전에서는 2회 최정에게 157km 직구를 던진 데 이어 8회 무사 1,2루에서 정근우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에 152km 직구를 뿌려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력을 보였다. 1회부터 8회까지 매 이닝 150km가 넘는 공을 꾸준하게 뿌린 리즈는 말 그대로 괴물이었다.
실제로 리즈의 천적으로 불리는 한화 외야수 강동우(37)는 "비록 내가 홈런을 치긴 했지만 리즈의 직구는 정말 위력적이다. 언제 160km 공이 날아올지 몰라 긴장을 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위력적이다"고 칭찬했다.
LG 전력분석팀 김준기 과장도 "변화구 제구력이 형성되면서 직구까지 덩달아 살아났다. 지금까지 상대팀 타자들은 리즈의 직구만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리즈의 변화구 제구력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로 들어오자 직구 뿐 아니라 변화구에도 배트가 따라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리즈가 타자들을 상대로 타이밍 싸움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13일 오후 2시 30분 잠실구장. 리즈는 혼자서 외야 러닝 트랙을 뛰고 있었다. 전날 선발 등판했기 때문에 러닝을 통해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다. 모두가 하는 것이지만 리즈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외야를 달리며 시즌 8승을 생각하는 듯 했다. "내 목표는 매번 다음 등판에서 또 다른 승리만 생각한다"는 그의 말처럼 말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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