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컨 J.와츠의 저서 <상식의 배반>, 사회 전분야의 상식 뒤집어
최근 은행권의 핫이슈는 SC제일은행의 전직원 성과급제 도입과 노조의 전면파업이다. 지난 7월 11일부터 전국 영업점 43곳이 문을 닫을 정도로 거세지며 노사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성과급제를 반드시 도입해 직원들 개개인에게 일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모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반면, 노조측은 개별 성과만 중시하면 기존 고객 관리에는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성과급 즉, 인센티브가 업무성과를 향상시킨다는 것이 사실일까? 우리는 상식적으로 인센티브가 업무효율을 높인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던컨 J. 와츠(Duncan J. Watts)는 돈과 일의 복잡한 상관관계를 밝혀내는 실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자신의 저서 '상식의 배반'(생각연구소 펴냄)을 통해 공개했다. 야후리서치의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와츠는 ‘미케니컬 터크(Mechanical Turk)’라는 사이트를 통해 크라우드소싱 기법을 활용한 실험에 참가할 사람을 모집했다.
최근 국내외 대기업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란 대중(crowd)과 외부위탁(outsourcing)의 합성어로 기업 활동 과정에 소비자 또는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를 개방하고 참여자의 기여로 기업 활동 능력이 향상되면 그 수익을 참여자와 나누는 방법을 일컫는다.
와츠는 모집한 실험 참가자들에게 일련의 사건 이미지를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게 하거나 단어에서 비어있는 네모 안에 들어갈 철자를 맞히는 것 같은 단순반복 과제를 내주고 그 종류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했다. 그 결과 사람들에게 돈을 더 많이 지불할수록 정해진 시간 안에 수행한 과제의 수도 많았고 쉬운 과제를 할당 받은 참가자는 난이도가 중간 정도나 어려운 과제를 맡은 참가자보다 더 많은 과제를 완수했다. 여기까지는 우리의 상식과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문제는 참가자들이 수행한 일의 질, 즉 이미지를 분류한 정확성은 액수가 달라져도 변함이 없었던 것이다. 정확하게 완수한 과제에 대해서만 돈을 지불했는데 돈을 얼마나 받느냐는 일의 양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일의 질에는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쉬운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금전적 인센티브가 늘어나면 업무에 대한 동기가 강화될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권한이 늘어났다는 의식으로 인해 오히려 동기부여가 상당히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와츠의 결론이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상식’이라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믿음과 상식이 틀릴 수 있다는 재미있는 전제에서 출간된 '상식의 배반'은 우리사회 경제, 문화, 사회, 경영 등 전분야에 걸쳐 상식과 대립되는 모순된 사실을 밝혀내 독자들의 시각을 바꾸고 있다. 무의식적이거나 무비판적으로 믿어왔던 당신의 상식이 이 책을 통해 뒤집히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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