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측이 영화 ‘아리랑’ 개봉 시기를 7월에서 9월로 연기한 정황을 알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감독은 14일 오후 보도 자료 형태로 언론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그는 3년 만에 내놓은 자전적 영화 ‘아리랑’ 개봉을 뒤로 미뤘다며 9월 이후 국내 영화제 상영 및 극장 개봉 등으로 공개할 계획임을 밝혔다.

성명서 내용에 따르면 ‘아리랑’이 개봉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현재 상영 중인 ‘트랜스포머3’와 오는 20일 개봉 예정인 ‘고지전’이 잘못된 상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과 지난 5월 제6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실명 거론으로 논란이 됐던 장훈 감독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잘못된 상영 방식’이란 소위 대작 영화들이 국내 전체 스크린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을 빗댄 것. 실제로 ‘트랜스포머3’의 경우 개봉 초반, 해당 영화를 상영 중인 국내 영화관 스크린 수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스크린 가입률에 따르면 전국에 위치한 영화관은 총 337개로 상영관은 2229개. 이중 1420개 스크린이 ‘트랜스포머3’를 틀었다.
그는 또 “설마 한국 영화는 안 그렇겠지 했는데 곧 개봉하는 전쟁영화(고지전)가 21일 개봉에서 20일로 당기고 그것도 모자라 이삼일 전부터 약 180개 극장에서 2회씩 변칙 상영한다”며 ‘고지전’의 유료 시사 등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장훈 감독에 대해서는 “새 영화 개봉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능력이 있는 만큼 좀 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화를 보여 주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 역시 그의 신작 ‘고지전’ 상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암시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김기덕 필름 관계자는 이날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김기덕 감독이) 외국에서 한국 영화 시장을 모니터 하며 느낀 점을 말한 것”이라며 “‘고지전’을 겨냥한 비판이 아니라 ‘변칙 상영’에 대한 쓴소리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리랑’은 김 감독의 영화세계를 돌아보며 직접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지난 5월 ‘제6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식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인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오는 9월 개봉 예정이다.
rosec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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