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으로 연기된 경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는 8개 구단 프로야구 감독들이 더블헤더 대신 월요일 경기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OSEN은 지난 14일 8개구단 감독들에게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를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중 어떤 것이 더 낫냐'고 물었다.
그 결과 LG 박종훈(52) 감독, SK 김성근(69) 감독, 삼성 류중일(48) 감독, KIA 조범현(51) 감독, 두산 김광수(52) 감독대행이 월요일 경기가 좋다는 의견을 냈다. 넥센 김시진(53) 감독은 더블헤더를 선호했다. 그러나 한화 한대화(51) 감독과 롯데 양승호(51) 감독은 월요일 경기도, 더블헤더도 아닌 일정을 조금 더 늦춰서 차분히 진행하자는 기타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장맛비와 태풍 때문에 올 시즌 정규리그 및 포스트시즌 일정을 짜는데 걱정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2일 개막한 한국프로야구는 14일까지 53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됐다. 지난해 정규리그 전체에서 연기된 경기가 53경기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일정의 절반을 약간 넘은 시점서 엄청난 수치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난 6월 중순 북상한 장마전선이 한달 가까이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계속해서 비를 뿌리고 있다. 여기에 태풍까지 종종 내륙 주변을 지나가며 영향을 주고 있다.
14일까지 SK는 가장 많은 17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됐고, 두산과 넥센이 16경기, 삼성, 롯데, LG가 13경기, 한화가 9경기, KIA가 8경기가 뒤로 미뤄진 상태다.
이에 대해서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아직까지도 괜찮다. 그러나 이제는 비 오는 것을 걱정해야 할 수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우천 연기된 53경기와 8월 이후 추가 일정과 맞물려 돌아갈 32경기를 포함하면 85경기가 미뤄졌다.
KBO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을 10월까지, 최장 11월 5일까지로 잡고 있다. 그 기준에 따르면 우천 연기된 경기가 110경기까지는 괜찮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아직까지 25경기 정도 여유가 있다. 연기된 경기가 110경기 미만일 경우 정규리그는 더블헤더를 하지 않고도 마무리할 수 있다.
그러나 좀처럼 장마전선이 한반도 밖을 빠져나가지 않자 KBO도 "만약 110경기가 넘을 경우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개최를 놓고 8월 단장 회의 때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종훈-김성근-류중일-조범현-김광수, "월요일 경기하자"
먼저 LG 박종훈 감독은 14일 잠실 SK전이 연기되기 전 "더블헤더는 힘들다. 되도록이면 안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SK 김성근 감독도 "9월에 난리가 날 것 같다"면서 "더블헤더보다 월요일 경기가 낫다"는 의견을 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삼성은 선발진이 괜찮아서 그냥 월요일 경기를 하는 게 낫다. 더블헤더는 전력을 투입하기 힘들다"면서 "보통 1승 1패씩 나눠 갖는 경우가 많다"며 팀 전력적인 측면에서 월요일 경기를 더 선호했다.
KIA 조범현 감독도 "차라리 8연전 9연전이 낫지 하루 2경기는 힘들다"고 말했고,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 역시 "하루에 두 경기는 체력과 마운드소모가 심하다"며 월요일 경기에 손을 들었다.
▲김시진, "더블헤더 하자"
반면 넥센 김시진 감독은 8개 구단 감독들 가운데 유일하게 더블헤더를 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선수들도 그렇고 현장에서도 월요일보다 더블헤더가 낫다. 직장인들도 야근과 일요일 근무 가운데 선택하라고 하면 야근을 선택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선수들도 쉬는 날 없이 하는 것보다 차라리 더블헤더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한대화-양승호, "월요일-더블헤더 말고 일정 늦추자"
A또는 B의 답변을 요구했지만 한대화 감독과 양승호 감독은 C를 제안했다.
먼저 한화 한대화 감독은 "시즌 막판 더블헤더는 선수들 피로가 심하다. 월요일은 휴식이 없다"면서 "월요일 경기도, 더블헤더도 말고 그냥 일정 자체를 조금씩 늦추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롯데 양승호 감독 역시 "어차피 일본도 지진 때문에 시즌을 늦게 시작한 만큼 아시아시리즈도 문제가 없다"면서 "그냥 일정을 조금씩 늦추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정금조 운영팀장은 "가급적 더블헤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KBO의 일차적인 방침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일정에 지장을 줄 경우 월요일 경기 개최가 일순위며, 그 다음에 더블헤더"라고 말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8월 28일까지 일정이 짜여져 있다. KBO는 "8월 10일 전에 잔여경기 일정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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