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걸이포' 고영민, 아직 남은 과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15 09: 30

뒤늦은 시즌 첫 홈런과 3안타 맹타. 그러나 아직 팀의 키플레이어로서 확실히 깨어나지 못한 인상이 남아있다. 팀 대승에 확실히 공헌한 고영민(27. 두산 베어스)은 또 하나의 숙제를 얻었다.
 
고영민은 14일 광주 KIA전서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쐐기 투런 포함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1-2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첫 홈런이며 이날 맹타로 시즌 타율도 1할7푼2리에서 1할9푼2리(14일 현재)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중계 해설을 맡은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평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이 위원은 고영민의 타격자세를 지켜보며 "타격 시 축이 되는 왼발이 타격 순간 떨어지며 제대로 힘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말과 "안 고쳐도 1할대라면 차라리 시즌 중이라도 다른 타격폼을 도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직언도 함께했다.
 
이 위원은 고영민이 지닌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야구인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이날 고영민의 타격 자세는 그동안 팀 내 코칭스태프들이 안타깝게 여기던 부분이다.
 
김경문 전 감독은 고영민을 쉽게 선발 라인업에서 빼지 못한 데 대해 "일단 출루하면 둘 중 한 번은 득점하는 선수가 고영민이다. 저런 센스를 가진 녀석을 어떻게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아쉬워한 바 있다. 김광수 감독대행 또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차 예선 때 당한 종아리 부상 후 밸런스가 무너졌다. 그 이전 감각을 찾는다면 영민이가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며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고영민에게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고영민은 잇단 잔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웠다. 2009시즌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던 고영민은 이후 스탠스를 제대로 잡는 방법과 주루 추진력까지 잃고 말았다. 매번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인지라 지켜보는 입장에서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올 시즌에도 고영민은 옆구리 타박상이 꽤 길게 이어지며 허리 회전력을 이용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 또한 "팔로 스윙까지 이어지는 회전력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자기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기록도 고영민이 제 스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올 시즌 고영민은 3경기 이상 연속 안타를 이어간 적이 없다. 대개 선발 라인업을 꿰차는 타자들은 자기 스윙 궤적을 확실히 갖추고 적어도 5경기 이상은 안타 행진을 이어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고영민은 올 시즌 꾸준한 타격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4월 6~8일 목동 넥센전~잠실 KIA전 3경기 연속 안타가 고영민의 최대치였다. 공 하나에 밸런스가 무너지면 금방 하락세로 수그러든 선수가 고영민이다.
 
게으른 선수가 아닌 만큼 그를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안타까운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선수 본인이 투철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타격폼과 밸런스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영민은 3~4년 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버이자 국가대표 2루수였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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