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박종훈 감독의 '아버지 마음'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7.15 07: 30

[OSEN=고유라 인턴기자] 차가운 비가 적시고 있는 야구판에서도 부정(父情)은 뜨거웠다.
박종훈(52) LG 감독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SK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우완 유원상(25)의 이야기를 하다가 유승안(55) 경찰청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반색했다. 지난 11일 김광수(31)와의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양승진(24)과 함께 LG로 오게 된 유원상은 유승안 감독의 아들이다.
박 감독은 "유승안 감독과는 워낙 친분이 두터운 선후배 지간이라 연락을 자주 한다"며 "원상이가 우리 팀에 오고나서 문자 메세지가 왔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문자 메세지의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유승안 감독은 트레이드가 발표된 뒤 인터뷰를 통해 아들 유원상에게 "본인으로선 마음을 다시 가다듬는 계기가 될 것이고, 야구선수 생활이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터뷰에서 유 감독은 "(원상이는) 적극적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데 수동적인 면을 보였다"며 선배로서 냉정하게 '허물'을 지적했지만, 아들이 새로 소속된 팀의 감독에게 연락한 것을 보면 아버지로서의 마음은 어쩔 수 없었던 듯 했다.
그런 유 감독을 바라보는 박종훈 감독의 시선도 남달랐다. 박 감독 또한 SK에 소속을 둔 내야수 박윤(23)의 아버지기 때문이다. 박 감독도 전날(13일) 박윤에 대해 "아버지로의 욕심대로라면 윤이가 1군 등록 뿐 아니라 더 이상의 것도 해냈음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면서도 "지금 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 스윙하는 파워나 스킬을 더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박윤은 지난달 10일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1, 2군을 오가며 SK 내야수로 뛰고 있다. 박종훈 감독에 따르면 박윤은 중학교 때 문학구장 담장을 넘기는 등 장타자로서의 면모를 보였으나 고등학교 때부터 타격폼이 변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박 감독은 "그래도 자기가 좋아서 한다니 말리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아들에 대해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 야구계 관계자가 "스타 2세는 1세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1세가 활약하던 때보다 훨씬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게다가 아버지의 명성이 따라다니는 것도 2세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요인이다. 유승안 감독과 박종훈 감독도 그런 면에서 아들들에게 애틋함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유원상과 박윤이 끊임없는 노력과 아버지의 사랑을 바탕으로 부담을 털어내고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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