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헤더보다는 월요일 경기가 낫다".
장맛비가 그칠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적시고 있다. 7월에만 48경기 중 16경기가 우천 연기됐다. 지난 6일 이후 8일 동안 4개 구장 전경기가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시즌 전체 우천 연기도 53경기로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서 기록한 53경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잦은 우천 연기로 향후 경기 일정에 대한 논의도 한창이다. 장마전선이 계속 한반도에 걸쳐있는 만큼 향후 우천 연기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더블헤더 또는 월요일 경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 주장 홍성흔은 더블헤더보다 월요일 경기가 낫다는 주장을 펼쳤다. 홍성흔은 "더블헤더를 하면 뛰는 선수들도 힘들고 보는 관중들도 지친다. 특히 낮경기에는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때부터는 실력이 아니라 무의식 경기가 되는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더블헤더로 하루에 2경기를 하는 것도 힘들지만 낮경기를 한다는 게 많이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력소모가 많은 더블헤더보다 차라리 월요일에 경기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입장이다.

하루에 2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체력소모를 필요로 한다. 모 구단 관계자는 "하루에 2경기를 하면 투수들이 남아나지 못한다"며 더블헤더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여기에 2경기 연속 하기 때문에 경기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지난 2006년을 끝으로 2년7개월 동안 더블헤더가 폐지되기도 했다. 출장 빈도가 적은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최상의 경기 질을 제공하기 어렵다.
그러나 월요일 경기는 이미 실패한 제도로 남아있다. 지난 2009년 페넌트레이스를 133경기로 늘리면서 주말 취소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8년만에 월요일 경기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9연전 부담감과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마음놓고 쉬어야 한다는 현장의 거센 반발을 낳았고 불과 한 달만에 폐지됐다. 그해 월요일 경기는 4월27일 문학 SK-히어로즈전이 유일했다. 모 선수는 "월요일까지 하면 경기가 많이 밀린 팀은 2주 연속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고, 모 구단 관계자도 "이동을 하거나 푹 쉬어야 할 월요일에 경기한다는 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월요일 경기가 차라리 낫다는 건 그만큼 더블헤더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감독들도 과반수 이상이 '더블헤더보다는 월요일 경기가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일정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다. 올해는 큰 국제대회가 없고, 일본프로야구도 대지진으로 시즌 개막이 늦어졌기 때문에 아시아시리즈 개최에도 큰 차질이 없다. 물론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게 한국야구위원회(KBO) 입장. KBO는 포스트시즌 일정에 지장을 줄 경우 더블헤더보다 월요일 경기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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