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부첵(33)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이며 한국야구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비록 이제 한 경기에 불과했지만 4년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을 노린 롯데의 조커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부첵은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여 5피안타 2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한국에 온 지 7일만의 실전등판이었기 때문에 투구수는 88개에 불과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나왔으며, 공 끝에 힘이 있어서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겨웠다.
▲안정된 제구력과 신체조건

무엇보다 부첵은 우완 정통파로 198cm, 95kg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한다. 공을 놓는 타점도 높았을 뿐 아니라 상하체 투구 밸런스가 좋아 제구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부첵은 투구수 88개 가운데 직구 구사 비율은 무려 77.3%(68개)나 됐다. 제구 역시 안쪽과 바깥쪽 모두 원활하게 구사됐다. 그는 입단회견에서도 "직구가 가장 자신 있다"고 말했는데, 실전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부첵은 직구와 더불어 컷 패스트볼도 유용하게 던졌다.
그런데 이날 커브와 포크볼은 구사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경기 전 포크볼과 다른 구종은 움직임이 좋지 않아 경기 중에 던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다 사용하지 않고도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할 만 하다.
▲미국과 일본을 거친 풍부한 경험
부첵은 한국에 오기 전 미국프로야구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하며 16경기에 등판, 58이닝을 던지며 3승 2패(평균자책점 3.57)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90경기 147이닝 3승 7패(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할 정도로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해에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에서 활약한 바 있어 동양야구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도 있었다.
부첵도 지난 12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한국 야구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안다. 일본야구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본 시절 스프링캠프에서 한국 팀들을 몇 번 상대해 본 경험이 있어 전혀 모르는 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나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팀 플레이어
실력도 실력이지만 외국인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팀플레이를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일단 부첵은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팀 플레이임을 알 수 있다.
부첵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승리는 우리 팀 수비수들의 도움 덕분이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는 포수 강민호와 1루수 박종윤이 평범한 플라이를 놓치며 부첵을 당황스럽게 했다. 그러나 그는 승리 후 팀 동료들을 껴안았다.
그는 또 "남은 시즌 긴 이닝을 버티는 것이 목표다. 내가 오래 버티면 팀 마운드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실력 뿐 아니라 팀의 의미를 알고 있는 선수이기에 롯데가 4강 경쟁을 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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