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레전드, "우리는 들러리…2군 희망 가져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16 19: 01

"고향 오면 옛 생각이 많이 나지".
김봉연 김일권 김성한. 공포의 K타선을 형성했던 군산 출신 타이거즈 레전드들이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서 뭉쳤다. 16일 군산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퓨처스 올스타전' 현장이 바로 그 무대였다. 지금은 각자 흩어져 지내고 있지만 꾸준하게 모임을 가지며 변함없는 우애를 과시하고 있는 군산 레전드들이 퓨처스 올스타전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당초 함께 하기로 한 김준환 원광대 감독은 학교 일정으로 불참했다.
오후 4시30분부터 시작된 군산 레전드 팬사인회는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같은 시각 식전 행사로 홈런레이스가 시작되기 직전이었지만 오히려 레전드들을 보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예정된 20분의 시간이 지나도 레전드들의 사인을 받기 위한 줄들이 끊이지 않았다. 김성한 전 KIA 감독의 셔츠는 일찌감치 땀범벅이 됐고, 김봉연 극동대 교수와 김일권 전 삼성 코치도 웃옷을 벗어 던져야 했다.

김봉연 교수는 "고향에 오면 옛 생각이 많이 나 기분이 좋다. 30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군산상고의 역할이 컸다고 자부한다. 퓨처스 올스타전이지만 만사를 제끼고 찾아왔다"며 웃어보였다. 김일권 전 코치도 "모처럼 군산에서 팬들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 예전에 뛰었던 곳에서 사인회를 하니 기분도 좋다"고 맞장구쳤다. 김성한 전 감독도 "사인회를 한두 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향에 와서 하니 기분은 색다르다"며 만면에 웃음을 띄웠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에 이어 해태 시절 왕조를 구축하는데 기여한 이들은 지금도 정기적으로 OB 모임을 갖고 있다. 사적으로든 일적으로든 자주 얼굴을 본다지만 오랜만에 공식석상 그것도 '고향' 군산에서 함께 하니 여기저기서 환호와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사인회 중에는 해태 관련 유니폼과 모자가 가장 많았다.
2군 선수들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김일권 전 코치는 "비록 2군 올스타전이지만 관중들께서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고 환호한다면 선수들 마음가짐도 바뀔 것이다. 미약하지만 큰 선수가 되는 길이 될 것이다. 더욱 피 나는 노력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 좋은 선수가 될 있다.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성한 전 감독도 "말 그대로 퓨처스 아닌가. 우리는 이제 들러리다. 이제는 이 젊은 선수들이 미래를 짊어져야 프로야구가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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