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이요? 그날 1회 폭투 세 개가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잘 막은 겁니다".
'어머니' 같은 포수가 되겠다던 다짐. 그는 점차 자신의 향후 목표를 빠른 속도로 현실화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24)의 성장세가 팀 성적 하락 속에서 팬들의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2할6푼7리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공격형 포수로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양의지. 그는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인 올해 61경기 3할5리 2홈런 26타점(16일 현재)을 기록하며 정확도 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홈런은 2개에 그치고 있으나 그는 바깥쪽 낮은 코스 공략 시 타율이 3할5푼 이상이다. 힘을 다하는 타격보다 배트 컨트롤을 앞세운 팀 배팅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약점으로 꼽혔던 도루 저지 면에서도 엄청난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올 시즌 도루 저지율은 무려 4할7푼으로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당당한 1위.
지난 5월 27일 한화전서 홈으로 쇄도하던 주자 오선진과의 충돌로 입은 골반 타박상으로 2군에 잠시 내려간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출장 중이다. 힘든 포수 포지션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인 덕분에 그는 오는 23일 올스타전에 동군 감독 추천 선수로 뽑히는 영광까지 안았다.
특히 그는 올 시즌 투수리드와 호흡 면에서 훨씬 포용력을 발휘 중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페르난도 니에베가 자신의 리드를 잘 따르지 않는 등 어려움도 있었으나 양의지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다음에 더 잘 던질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임무다"라며 남 탓을 하지 않았다.
과정에 비해 결과가 안 좋았던 투수에 대해서는 오히려 감싸던 양의지다. 양의지는 지난 5일 잠실 롯데전 선발로 나섰던 이용찬이 1회서만 폭투 세 개 포함 2실점하는 등 6이닝 9피안타 4실점 패전투수가 되었을 때 그를 변호했다.
"아무래도 자기도 2주 만에 등판이어서 그런지 감이 떨어졌던 것 같네요. 잘 좀 던지지.(웃음) 1회에 폭투 세 개 던지고 한 것이 컸어요. 그래도 2회부터는 용찬이가 잘 던졌습니다. 못 던진 부분보다 그 쪽에 더 중점을 두고 긍정적으로 보려고 해요. 다음에 더 잘하겠지요, 뭐".
2011년 1월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양의지는 '어머니 같은 포수가 되고 싶다'라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긍정적인 사고로 투수를 바라보고 누구보다 예민한 투수들을 보듬어 주는 어머니 같은 투수가 되겠다는 이야기였다.
"바람직한 포수라. 긍정적 사고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투수가 흔들려 예민해져도 그 마음을 모두 받아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머니 같은 포수가 되고 싶습니다". 시즌이 한창인 현재 양의지는 이미 자신이 세운 그 추상적인 목표에 상당 부분 다가서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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