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선수' 김민하가 쏘아올린 작은 공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7.17 07: 25

대학리그 준척급 외야수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유망주. 그러나 믿었던 드래프트에서 헛물을 켜는 불운 속에 신고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그는 유망주들의 올스타전서 3연속 아치를 쏘아올리며 가능성을 비췄다.
 
김민하(22. 롯데 자이언츠). 경남고-중앙대를 거쳐 연고팀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세간에는 생소하지만 아마추어 야구팬들에게는 제법 익숙한 이름이다. 183cm 82kg의 체격을 갖춘 우투우타 외야수.

 
중앙대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한 그는 동기생 정진호(두산)와 한양대 고종욱(넥센), 원광대 윤정우(KIA) 등과 함께 프로 지명이 가능해 보이던 대학 리그 수준급 외야수 중 한 명이었다. 대학 2년 시절이던 2008년 1루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케이스.
 
김민하는 장타력과 수비력에서 다소 아쉬움을 비췄으나 기본적인 힘을 갖춘 데다 경남고 시절부터 중심타자로 뛰며 기복없는 활약을 펼쳐 높은 점수를 얻었다. 모 지방 구단에서는 스카우트 대상자들을 자체 평가하며 김민하를 대학 외야수 랭킹 1위로 꼽았을 정도.
 
그러나 오른손 타자였던 데다 운동능력 면에서 윤정우보다 저평가를 받은 김민하는 결국 드래프트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불운을 맛보았다. 일각에서 랭킹 1위로까지 꼽혔던 선수의 충격적 낙마였다.
 
결국 그는 정식 계약이 아닌 연봉 2000만원 짜리 신고선수 계약으로 프로 무대에 힘겹게 입성했다. 2군 남부리그서 59경기 2할8푼6리 2홈런 28타점 12도루(17일 현재)를 기록 중인 김민하는 지난 16일 군산 퓨처스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서 3연발포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발은 빠른 편이지만 대학팀 4번 타자 치고 장타력이 미미하다'라던 프로 스카우트진의 악평을 어느 정도 희석하는 파괴력을 자랑한 것. 시상식서 김민하는 "한화 나성용이 우승할 줄 알았다. 하나만 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결승에서는 무조건 넘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욕심이 났다"라며 첫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그는 "야구를 시작한 후 이런 스포트라이트는 처음이다. 기분이 좋다. 믿어주고 기회를 주신 박정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부모님께도 감사하다. 막내아들인데도 표현을 못했는데 죄송하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5회 째를 맞은 퓨처스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서 신고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 초대 홈런킹 조평호(넥센, 당시 현대)에 이어 모상기(삼성), 김재환(두산, 당시 상무), 이두환(두산) 등은 모두 드래프트를 통해 정식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은 선수들이지만 김민하는 아직 정식계약도 체결하지 못했다.
 
그만큼 김민하의 홈런 레이스 우승은 선수 본인에게 더욱 뜻깊었다. 준척급 외야 유망주에서 신고선수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었던 김민하가 과연 이를 발판 삼아 1군 무대까지 밟는 기염을 토할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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