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 잔디 한 번 밟지 못하고 유니폼 벗는 선수들도 많다".
지난 16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은 성황리에 치러졌다. 경기 전 김봉연·김일권·김성한 군산 출신 타이거즈 레전드들의 팬사인회를 시작으로 달아오른 열기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식지 않았다. 군산구장에는 5000여명의 관중들이 찾아 미래의 스타들에게 환호와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줬다. 홈런레이스에서 아깝게 준우승한 장종덕(넥센)은 "관중들께서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정말 감사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그러나 남부리그 사령탑을 맡은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은 내심 아쉬운 눈치였다. 이날 홈런레이스 중 직접 배팅볼을 던져주며 지켜보는 팬들의 재미를 더해준 장 감독은 "2군 선수들도 잠실구장에서 한 번 뛰어 봐야한다. 잠실구장 잔디 한 번 밟지 못하고 유니폼 벗는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퓨처스 올스타전이라 할지라도 잠실구장에서 한 번 치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2군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지난 2007년 처음 시행된 퓨처스 올스타전은 올해로 어느덧 5회째를 맞았다. 2군에서 눈물 젖은 빵만 먹던 선수들에게 모처럼 많은 팬들과 미디어가 지켜보는 앞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초대 퓨처스 MVP 채태인을 비롯해 차우찬 최형우·박석민·조영훈(이상 삼성) 최진행·김혁민·이여상(이상 한화) 양의지·이현승(이상 두산) 전준우·황재균(이상 롯데) 김광현(SK) 등 숱한 스타들이 배출됐다.
하지만 모두 지방구장에서만 여렸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은 춘천 의암구장에서 치러졌고, 지난해에는 제주 오라구장에서 했다. 올해는 군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두 프로야구단이 없는 야구 불모지에서 개최한 올스타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장효조 감독은 "지방 야구 발전 명목도 좋다. 좋은 취지임에 틀림없지만 때로는 잠실구장 같은 큰 구장에서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선수들한테 동기가 부여되고 자긍심도 드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몇몇 선수들도 "아직 잠실구장에서 뛰지 못했다. 잠실구장 같은 곳에서 한 번 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고 이야기했다. 장 감독도 "여러번 건의했지만 잘 되지 않는 모양이더라. 2군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하러 해외에 나가면 뭐하나. 잠실구장 같은 곳에서 뛰어야 선수도 큰다. 퓨처스도 멋진 곳에서 한 번 올스타전을 치러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과연 내년에는 잠실구장에서 퓨처스 올스타전이 치러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군산,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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