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민우, "이대호의 파워, 이대형의 다리 갖고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7.17 09: 31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이대형의 다리에요".
파워와 스피드. 둘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넥센 톱타자 김민우(31)는 스피드를 택했다.
김민우는 최근 다른 선수가 가진 재능 중 갖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롯데 이대호(29)의 파워와 LG 이대형(28)의 다리"라고 밝혔다.

이유는 분명했다. 이대호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 타자. 지난 시즌 도루 부문을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1위에 오를 정도로 정교함과 파워를 지녔다. 특히 2004년부터 8년 연속 두자리수 홈런을 날린 파워는 이대호의 상징이기도 하다. 통산 218 홈런으로 이 부문 12위이며 올해도 가장 먼저 20홈런을 고지를 밟아 3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스피드에서는 단연 이대형이다. 이대형은 2007년부터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를 만큼 일단 나가면 막기가 쉽지 않다. 최근 발목 부상에서 회복돼 5년 연속 도루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통산 331도루로 이 부문 역대 6위를 달리고 있다.
김민우는 "일단 힘이 좋으면 좋겠다. 장타를 쉽게 날릴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능력"이라며 이대호를 부러워했다. 또 이대형에 대해서도 "나가면 위험인물이다. 상대 배터리로서는 알고도 당해 여간 까다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민우는 작년 9개가 한 시즌 최다 홈런이었다. 올해 친 5개(16일 현재)를 보태도 통산 17개에 불과하다. 반면 통산 51개인 도루는 작년 첫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28개를 기록할 만만큼 김민우의 장점이 되고 있다.
둘 중 하나만 택하라면 김민우의 답은 무엇일까. 김민우는 "굳이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이대형의 다리를 택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갖지 못한 파워 대신 어느 정도 능력을 인정받은 스피드를 택한 것이었다. 다소 의외의 대답.
 
이에 김민우는 "내가 이대형 쪽에 더 가까운 야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민우는 올 시즌 목표를 30도루로 정해둔 상태다. 게다가 팀의 톱타자라는 책임감을 분명하게 인지한 때문이다.
김민우는 톱타자로서 소속팀 넥센의 최하위 성적에 미안해 하고 있다. 시즌 초반 3할 중반의 타율로 팀을 이끌었지만 어느새 2할5푼3리로 1할 정도 타율을 까먹었다. 스스로 톱타자 임무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아쉬워했다.
"이제 풀타임 2년차인데 슬럼프라고 하기도 그렇다"는 김민우는 "어떻게 해서든 출루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대형의 다리가 필요하다"고 웃어보였다. 늦깎이 풀타임 2년차 김민우는 자신의 출루가 팀을 최하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근간임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 김민우가 제 궤도에 오르면 넥센이 후반기 판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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