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28, LG 트윈스)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무섭다.
리즈는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전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3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째를 거뒀다.
이날 리즈는 최고구속 159km 강속구와 141km까지 나오는 슬러브를 구사하며 롯데 강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전 6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12일 잠실 SK전 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늘까지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20⅓이닝 동안 단 1실점에 그치고 있다.

가장 큰 비결은 슬러브다. 슬러브란 슬라이더와 커브의 합성어로 구속은 슬라이더에 가깝지만 각도와 낙차가 커브처럼 크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면 왜 리즈의 슬러브가 위력적일까. 가장 큰 비결은 159km까지 나온 직구 구속과 이들 뒷받침한 슬러브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특히 슬러브의 낙차가 중요한 단서다.
이날 리즈는 '빅보이' 이대호(29)와 세 차례 승부를 펼쳐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완벽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 범타를 처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리즈의 슬러브 위력을 살펴보자.
▲리즈, 2회 슬러브 던지다 안타 허용
리즈는 2회말 선두타자 이대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7구째 슬러브를 던지다 안타를 맞았다.
리즈가 던진 슬러브는 구속이 137km까지 나왔지만 떨어지는 각도가 크지 않으면서 직구 타이밍에 맞추고 있던 이대호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실제로 리즈가 최근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는 이유도 직구와 구속 차이가 크지 않아 타이밍을 빼앗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리즈, 4회 슬러브로 좌익수 플라이
리즈는 4회 이대호와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또 다시 슬러브를 던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처음 이대호의 배트에 맞는 순간 타구가 잘 맞은 듯 싶었다. 그러나 리즈가 던진 슬러브는 135km로 전 타석에 던진 것에 비해 구속은 2km가 줄고 낙차가 더 생겼다. 이 때문에 이대호의 배트 끝에 공이 걸리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리즈, 6회 슬러브로 또 다시 좌익수 플라이
이대호를 상대로 두 타석 연속 결정구로 슬러브를 택한 리즈는 6회 세 번째 대결에서도 같은 구종을 결정구로 선택했다. 일단 제구에 자신감이 있었다. 리즈는 풀카운트 이후 9구째까지 가는 동안 4개 중 3개가 슬러브였다. 9구째는 133km 슬러브를 바깥쪽에 던졌다.
이대호 역시 앞선 타석이 세 번째 타석에서 리즈가 슬러브를 많이 던졌기에 결정구로 슬러브를 다시 던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에 던진 슬러브는 앞선 타석에서 던졌을 때보다 구속은 더 느렸고, 낙차는 4km가 느려졌기에 이대호의 타구는 펜스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경기 후 리즈도 "직구가 좋았는데 직구가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슬러브 제구가 잘 됐기 때문"이라고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현장에서 리즈의 투구를 직접 지켜본 김준기 LG 전력분석팀 과장도 "리즈의 직구에만 초점을 맞추던 상대 타자들이 변화구 제구까지 되면서 당황하는 듯 하다"면서 "지금처럼 변화구 제구만 된다면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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