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충격이다. 436일만에 2위로 추락했고 며칠 후 443일만에 3위로 내려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2경기 연속 영봉패다.
SK는 지난 17일 문학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한화보다 2안타가 더 많은 6안타를 쳤지만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결국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 0-2로 패해 2경기 연속 영봉패를 경험했다. 좀처럼 영봉패를 당하지 않는 SK인 만큼 2경기 연속 무득점 수모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LG전에서는 외국인 투수 리즈를 공략하지 못한 채 득점에 실패했다. 더구나 SK에서 트레이드됐던 윤상균에게 결승타를 내줬다. 이날은 한화 선발 양훈 공략에 실패했다. 8회까지 5안타 1볼넷을 기록하고도 홈을 밟은 주자가 없었다. 9회말 이호준의 2루타로 절호의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박재홍이 류현진에게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이 물거품됐다.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첫 수모
SK가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것은 2006년 이후 5년만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2006년 9월 15일 문학 KIA전과 사흘 후인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잇따라 영봉패를 당한 후 처음이다. 무려 1763일만에 당한 수모다. 4년 10개월이 다돼가는 동안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적이 없었다.
이는 곧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첫 2경기 연속 영봉패 수모라는 뜻이다. 이날 경기 후 김 감독은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최근 경기 후 자주 하는 말이다. 결국 이날도 경기 후 특타를 실시했다. 주전 대부분이 참가한 특타에서 김 감독이 직접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SK 타선은 언제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지 궁금하다.
▲충격 2배
이날 충격은 작지 않았다. 일단 상대 선발 양훈을 공략하는데 애를 먹었다. 번번이 찬스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타선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게다가 SK 선발 브라이언 고든의 첫 데뷔전이었다. 3회까지 볼넷 1개만 내주고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자 '역시 고든'이라는 찬스가 쏟아졌다. 하지만 4회 들어 갑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승기를 넘기고 말았다. 류현진까지 마무리로 나섰으니 충격은 더했다. 매그레인의 대체 외국인 투수였으나 아직 약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7위 한화였다는 점은 더욱 SK에게 충격파였다. 올 시즌 8승 3패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김 감독 부임 후 한 번도 우위를 내준 적이 없었다. 한화를 발판삼아 중위권 도전에 나설 예정이던 아쉬움도 대한 아쉬움도 주춤하게 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있었다. 잦은 우천취소 탓에 휴식을 취했던 불펜 투수들이 대거 몸을 풀 수 있었다. 고든이 4이닝만에 물러나자 전병두를 비롯해 작은 이승호, 박희수, 큰 이승호, 정우람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씩 나눠 던졌다.
전병두와 박희수는 지난 12일 LG전에서도 나왔다. 하지만 작은 이승호는 지난 6일 문학 삼성전 이후 첫 등판이었다. 큰 이승호는 지난달 30일 문학 한화전 이후 처음이고 정우람도 지난 5일 문학 삼성전 이후 12일만이었다. 일찌감치 분위기가 넘어가면서 편하게 승리조들을 투입, 테스트할 수 있었다.
이제 SK는 오는 19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삼성을 상대한다. 삼성은 이날 KIA에 지면서 1경기차로 2위로 밀려났다. SK에 3.5경기 앞서 있다. 오히려 2경기 연속 영봉패는 긴장한 상태에서 삼성전에 나설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수 있는 삼성과의 맞대결 3연전은 또 한번 빅게임을 예고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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