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오늘은 잘하는 날이야".
지난 17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한대화(51)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이날 선발 양훈(25)에 대해 굳은 믿음을 보였다.
이유는 양훈이 최근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양훈은 이날 경기 전 마지막 등판인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2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4실점(2자책)으로 조기강판 당한 바 있다.

한 감독이 양훈이 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양훈의 최근 피칭이 한 경기 잘하면 한 경기 못하는 이른 바 '퐁당퐁당'식의 모습을 띠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 감독은 경기 전 "저번에 그랬으니 오늘은 '퐁'일 것이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실제로 양훈은 이날 완벽투를 펼쳤다. 양훈은 17일 SK를 상대로 8이닝 동안 5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그 사이 팀의 타선 집중력도 살아나 한화는 SK를 5-0으로 이겼다.
양훈은 6월 들어 한 경기 걸러 호투하는 피칭을 규칙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달 3일 넥센전을 시작으로 6⅔이닝 3실점, 8⅔이닝 1실점, 5⅔이닝 4실점, 6이닝 3실점, 4⅔이닝 5실점, 10이닝 1실점, 2이닝 4실점(2자책), 8이닝 무실점이라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양훈이 6월 이후 호투한 날의 평균자책점은 1.38에 불과하다. 소화 이닝도 4경기 32⅓이닝에 달한다. 그러나 부진한 날의 평균자책점은 6.63, 소화이닝은 4경기 19이닝에 불과하다. 양훈의 올 시즌 총 성적은 18경기 3승7패 평균자책점 3.94.
한대화 감독이 '퐁당퐁당'이라고 표현한 양훈의 들쑥날쑥한 피칭의 원인은 바로 양훈의 초반 제구력 때문이다. 양훈은 지난 당 30일 문학 SK전에서 초반 아슬아슬하게 버티다 5회 다섯 타자 연속 안타(2홈런 포함)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양훈은 지난 5일 대전 LG전에서는 2회 3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지만 이후 9회까지 안타 2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롯데전에서는 2회까지 6개의 안타를 맞고 4실점(2자책)한 뒤 강판됐다. 17일 경기에선 1회 2안타로 2사 2,3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그 뒤로는 8회까지 안타 3개만을 내줬다.
양훈의 올시즌 피안타율은 2할4푼7리지만 5회 이전 피안타율은 2할6푼3리, 3회 이전 피안타율은 2할6푼8리로 올라간다. 결국 양훈의 그날 성적을 좌우하는 것은 초반 제구력과 실점 여부다. 양훈은 호투한 날에도 초반 불안함을 보이다 중반부터 안정감을 찾는 패턴을 선보이고 있다.
양훈은 17일 경기 후 "오늘 같은 상승세가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평균자책점을 지금처럼 유지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훈이 이날의 호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기 초반의 안정적인 피칭이 중요하다. 들쑥날쑥한 투구는 불안하기도 하지만 10이닝 1실점을 던질 수 있는 날이 있다는 점에서 양훈의 피칭은 확실히 희망적이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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