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승 38패로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LG 트윈스가 '슈퍼소닉' 이대형(27) 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
일단 시작은 좋다.
LG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이대형을 39일만에 1군에 복귀시킨 데 이어 17일 롯데전에는 52일 만에 톱타자로 선발 출장시키며 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이대형은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도루 한 개와 쐐기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사실 LG에게 이대형의 부상은 뼈아팠다. 이대형은 지난 5월 22일 잠실 롯데전 8회말 다섯 번째 타석에서 김수완의 투구에 오른 복사뼈에 금이 가면서 부상을 당해 한달 넘게 재활을 거쳐 팀에 합류했다.
이대형이 자리를 비운 동안 LG는 24경기에서 10승14패를 기록했다. 5연패와 4연패도 있었다. 물론 부진한 결과가 이대형의 부상 때문만은 아니다. 오지환, 이택근의 부상도 영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 누구보다도 이대형의 공백이 가장 컸다.
선수들도 이대형의 공백에 대해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16일 이대형이 복귀하자 LG 덕아웃 분위기부터 달라졌다. 오랜만에 1군 복귀에 신이 난 이대형은 36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외야 러닝 트랙을 전력으로 뛰어다녔다. 그런 그의 모습에 "대형아, 잘 왔다"는 말부터 "미친듯이 뛰어보자"는 말까지 나왔다. 그 만큼 LG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대형은 매력적인 카드다.
이대형의 무기는 확실하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부동의 톱타자로 나서며 4년 연속 5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부상을 당하기 전 51경기에 출장해 2할6푼3리의 타율에 46안타 35득점 23도루를 기록했다.
부상 복귀 후 4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지만 2경기 연속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팀의 배터리와 내야를 긴장시켰다. 상대팀을 압박하는 정도가 보통 1번타자와 차원이 다르다.
LG는 이대형이 빠진 톱타자 자리에 정성훈, 박경수, 양영동, 이택근 등을 놓고 시험했다. 그러나 이택근은 허리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갔고, 박경수와 양영동은 출루율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정성훈은 최근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엉치뼈 통증에 톱타자로 출장하는데 힘겨워하고 있다.
서용빈 코치도 16일 경기 전 이대형의 타격감에 대해 "이대형의 타격감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LG는 분위기 반전용 카드로 이대형을 선택하며 17일 선발 출장시켰다. 이대형이 아직 타격감은 올라오지 않았지만 상대를 압박하는 카드로 이대형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이대형도 "몸 상태는 좋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뛰겠다"며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LG는 19일부터 목동 넥센 원정 3연전이 예정되어 있다. 과연 LG가 전반기 남은 3경기에서 이대형 카드로 4위 수성과 선두권 도약을 일궈낼 수 있을까.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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