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개막한 것 같았던 2011 프로야구가 벌써 전반기 레이스 마지막 3연전만 남겨두게 됐다.
전반기 마지막 매치업은 1위 KIA와 7위 한화가 대전에서, 3위 SK와 2위 삼성이 문학에서, 5위 롯데와 6위 두산이 잠실에서, 마지막으로 4위 LG와 8위 넥센이 목동에서 경기를 펼친다.
무엇보다 이번 3연전 맞대결은 모두 순위 싸움팀들 또는 올 시즌 상대전적이 팽팽했던 팀들과 맞물려 있어 더욱더 관심을 끈다. 더불어 8개구단 감독들은 이번 3연전에 투수들 총동원령을 선포하며 '올인'을 외쳤다.

그렇다면 왜 8개 구단 모두가 마지막 3연전에 총력 태세로 나오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3연전 후 올스타 브레이크로 4일간의 휴식이 있기 때문에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전력을 최대로 활용해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올인을 하는데 가장 큰 요인은 투수력이며, 모든 감독들은 투수들에게 전원 등판 준비를 지시한 상태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조범현 KIA 감독은 "마지막 3연전에는 선발들을 뒤로 돌려 불펜 투구를 대신해서 등판시킬 수도 있다"며 선발진 불펜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4강 진입을 목표로 하는 롯데 양승호 감독은 "3연전 선발로 등판하는 고원준-사도스키-부첵'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적당한 휴식을 취한 뒤 상황에 따라서 중간계투 또는 마무리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4위 수성을 다짐한 박종훈 LG 감독도 "3연전 후 휴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선발 등판하는 투수들을 제외한 선수들이 깜짝 카드로 등판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5선발 심수창은 이 기간 동안 불펜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선발 등판한 레다메스 리즈도 21일에는 불펜으로 출격할 수도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이미 지난 17일 문학 SK전에서 에이스 류현진을 9회 2사 후 마무리 투수 성격으로 투입했고, 상황에 따라서 전반기 나머지 경기에서도 류현진을 중간에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한 감독이 "너 오늘부터 불펜 투입이다"고 말을 건넸고, 류현진 역시 "저 홀드 하려고요. 홀드"라며 화답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주중 3연전은 투수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투수 교체 타이밍도 보통 때에 비해 빨라질 듯 것으로 보인다.

총력전의 또 다른 이유는 중간 성적표를 받은 구단과 선수들의 자존심 싸움 때문이다. 성적표를 받고 만족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항상 아쉬움이 남은 것이 성적표다.
19일 현재 1위 KIA는 50승34패로 2위 삼성(45승2무31패)에 한 경기 차로 앞서있다. 당장 오늘 경기에서 KIA가 패하고 삼성이 이길 경우 승차가 없어지게 된다. 삼성과 싸울 SK 역시 최근 두 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하며 3위(40승33패)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SK로서는 다시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 삼성을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KIA는 또 올 시즌 한화와 맞대결에서 7승7패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36승3무40패로 5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는 6위 두산(33승2무39패)에 한 경기 차로 앞서 있다. 3연전에서 시리즈를 내줄 경우 6위로 내려앉게 된다. 41승38패로 4위를 기록중인 LG도 최하위 넥센(27승47패)를 만나지만 올 시즌 5승4패로 힘겨운 시리즈가 예상된다. 6월부터 부진에 빠진 LG는 마지막 3연전에서 좋은 결과로 후반기 맹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즉, 순위가 연결된 맞대결은 두 곳이지만 4개구장 결과에 따라 전반기 최종 성적표는 요동칠 수 있다.
과연 3연전 승자는 누가 될까. 그리고 누가 전반기를 마치고 웃을 수 있을까. 8개 구단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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