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민의 베이스볼 다이어리] 트레이드 좀 합시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19 07: 03

김상현(31), 이용규(26, 이하 KIA), 박현준(25, LG), 전병두(27, SK), 한대화(51, 한화) 감독 등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지난 7월 11일 오전 11시 3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첫 트레이드 발표를 했습니다. 시즌 초 LG 마무리 역할을 했던 김광수(30)가 한화로, 한화에 있던 우완투수 유원상(25)과  양승진(24)이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지난 2010년 6차례, 2009년 9차례(웨이버 이동 포함), 2008년 6차례(웨이버 이동 포함) 등 최근 몇 년 동안 트레이드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올 시즌 트레이드는 현재까지 한 차례에 불과합니다.

모든 구단은 트레이드를 지금도 시도하고 있고요. 구단, 선수, 팬들 모두 트레이드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고 있습니다. 트레이드설도 가끔 나오고요. 그런데 공식 발표는 매우 드뭅니다.
많은 야구팬들은 트레이드라 하면 단순히 선수와 선수를 교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들을 하실 텐데요. 실제로 구단에서는 트레이드가 한 시즌의 성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중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한 SK역시 LG에서 데려온 베테랑 선수들이 백업 요원으로 잘 해줬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김성근 감독이 직접 이야기를 할 정도였죠. 또한 트레이드를 하는 선수들은 그 시기가 선수의 상승세와 하락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구단 실무자가 말하는 트레이드와 어떻게 트레이드가 이루어지고 또 어떤 트레이드가 좋은 트레이드인지 LG트윈스의 김진철 운영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 팀장은 17일 사직구장에서 OSEN과 만나 "트레이드란 구단에서 모자란 부분을 상대팀 선수와 교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한 뒤 "트레이드는 우리팀 취약 포지션이 어디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그리고 나서 상대팀 선수를 찾아 접촉한다. 상황에 따라서 감독, 단장, 사장 선에서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항상 현장과 이야기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구단도 구단이지만 역시 구단보다는 실제로 트레이드를 감당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은 바로 선수 본인들 일 텐데요. 구단에서는 좋은 트레이드라고 생각이 될 수도 있지만 선수들 관점에서는 반대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시즌 LG와 SK는 4:3트레이드를 하였는데요. 특히 박현준 선수는 트레이드 후 LG에서 벌써 10승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이 선수가 트레이드 되지 않고 SK에 남았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이야기를 농담 삼아서 합니다. 더불어 박현준 선수와 함께 LG로 이적한 윤상균 선수도 최근 '좌투수잡는 윤해병'으로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트레이드가 된 선수들은 트레이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먼저 올 시즌 최고 흥행상품이자 트레이드 수혜자로 불리는 박현준은 "처음에 트레이드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많이 서운했다. 그런데 트레이드가 되면 생각도 많아지고 다시 잘해야겠다는 결심도 한다. 마음 가짐이 달라진다"면서 "SK 팬들이나 구단 관계자에게 미안하지만 LG에서 잘 되고 있어서 기분은 좋다. 개인적으로 트레이드는 잘 된 것 같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윤상균 역시 "작년에 내 의도와는 다르게 이적을 하게 됐다. 그런데 LG에 와서 많은 야구를 체험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면서 "SK에서 배운 야구도 내게 소중했지만 LG라는 또 다른 팀에서 내게 맞는 야구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행복하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두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트레이드는 꼭 필요해 보입니다.
LG 김진철 운영 팀장은 "팀을 리빌딩하고 강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부 육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은 트레이드를 통해서 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박현준은 "트레이드가 미국처럼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2군이나 백업 선수들의 경우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구단도 많지 않은데 시간 낭비를 하는 것보다 다른 곳에서 빨리 자기 자리를 찾아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선수 관점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즉, 트레이드는 대표적으로 구단의 전력강화와 선수본인들에게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프로야구에서 구단간 트레이드라는 것이 결코 간단하거나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 룰5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유망주들이 자연적으로 기회를 갖을 수 있지만 한국프로야구는 이 제도가 없어 원소속 구단과 계약을 할 경우 구단에서 풀어주지 않으면 계속 묶여 있어야 하죠.
박현준의 말처럼 트레이드가 좀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는데요. 왜 한국에서는 트레이드가 자유롭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일단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 그리고 트레이드 결과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과를 가지고 잘했니, 못했니 말이 많다. 결과에 대해서 미리 예단을 하기도 한다. 트레이드가 서로에게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과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대그룹이 구단을 소유하고 있어 기업간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언론에서 지나치게 '친정팀에 복수를 했다'라는 부분을 부각시킨 점도 구단들이 부담을 갖게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렇다면 트레이드라는 것이 왜 필요한 것일까요.  2군 선수, 또는 백업 선수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LG와 롯데의 경우 마무리 보강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17일에도 롯데 배재후 단장도 "시도는 하지만 카드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마무리는 더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LG 역시 좌완 원포인트, 1루수도 보강이 된다면 내야수들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박현준은 "트레이드가 미국처럼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2군이나 백업 선수들의 경우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구단도 많지 않은데 시간 낭비를 하는 것보다 다른 곳에서 빨리 자기 자리를 찾아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며 트레이드 찬성론을 펼쳤습니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7월 31일이며 올 시즌을 마치면 각 구단들은 45명을 제외한 선수들을 엔씨소프트에 몇 명씩 내줘야 합니다. 그냥 주는 것도 좋지만 지금 있는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선수도 살고, 구단도 살 수 있는 것이 트레이드입니다. 팬들도 또 다른 재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트레이드 좀 합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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