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2011년 프로야구 홈런왕 레이스가 3파전 구도로 잡혀가고 있다. 롯데 이대호(29), 삼성 최형우(28), KIA 이범호(30)가 홈런 1~3위로 늘어서있다. 이대호가 20개, 최형우가 19개, 이범호가 17개. LG 이병규와 조인성이 나란히 14개씩 치며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지만 1~3위권과는 차이가 난다. 홈런왕 3파전을 형성하고 있는 이대호·최형우·이범호의 특징은 어떠할까.
▲ 가리지 않는 이대호

최고타자답게 이대호는 구종과 코스를 가리지 않는다. 20개 홈런 중 직구(9개)·슬라이더(6개)·체인지업(2개)·커브(1개)·포크볼(1개)·투심(1개)을 받아쳐 만들었다. 여기에 몸쪽(8개)·가운데(6개)·바깥쪽(6개)을 고르게 공략했다. 바깥쪽도 밀어서 넘길 수 있는 유연성과 힘이 있다. 좌월(11개)·좌중월(3개)·중월(3개)·우월(3개)로 부챗골 모양을 그리고 있다. 게다가 우완(13개)·좌완(7개)도 가리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멀티홈런도 2차례. 다만 홈런을 치는 장소는 홈 사직구장이 15개로 가장 많았다. 홈구장 홈런 비율이 가장 높은 타자. 구도 사직구장은 이대호의 진정한 홈런 공장이다.
▲ 영양가 만점 최형우
지난해까지 최형우는 영양가 논란에 시달렸다. 올 시즌 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확 달라졌다. 최형우가 터뜨린 홈런 19개 중에서 6개가 결승홈런인 것이다. 리그에서 결승 홈런이 가장 많은 타자가 최형우다. 실제로 3점차 이내 홈런도 15개나 된다. 삼성은 이 15경기에서 12승3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게다가 홈런의 파워도 압도적이다. 홈런 평균 비거리 122.1m. 홈런 비거리가 가장 길다. 130m 이상 대형 홈런이 7개나 있다. 한 번 걸리면 타구가 아주 크게 넘어간다. 좌월(2개)·좌중월(1개)·중월(6개)·우중월(4개)·우월(6개)로 타구 분포도도 이상적이다. 파워와 결정력을 두루 갖춘 삼성의 진짜 4번타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직구에 강한 이범호
이범호도 영양가에서 둘째가라면 서럽다. 홈런 17개 중에서 16개가 3점차 이내이며 그 중 2점차 이내가 13개, 1점차 이내가 6개로 순도가 매우 높다. 결승 홈런도 4개. 특히 빠른 직구에 강하다. 17개 홈런 중에서 12개를 직구를 받아쳐 만든 것이다. 직구가 어설프게 들어오면 이범호의 배트에 여지없이 걸려든다. 직구 외에도 슬라이더(2개)·커브(2개)·포크볼(1개)도 홈런으로 연결시켰지만 기본적으로 풀스윙을 구사하기 때문에 잡아당긴 타구가 많다. 좌측(15개)·좌중월(1개)로 넘어간 게 압도적이며 우측으로 간 타구는 하나 뿐이다. 이범호에게 어설픈 승부를 하다가는 큰코 다친다. 이범호가 치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은 공도 이범호의 배트에 제대로 걸리는 순간 홈런이라는 이름의 꽃이 되는 것이다.
▲ 홈런왕 누가 될 것인가
이대호는 7월 11경기에서 1홈런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7월18일까지 이대호는 28홈런을 쳤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페이스가 많이 느리다. 하지만 지난해 8월에만 12개를 몰아쳤다. 올해도 여름에 페이스가 오를 수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기록한 24홈런이 한 시즌 최다 홈런. 꾸준하게 홈런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물론 홈런왕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이범호도 한화 소속이었던 지난 2005년 26개가 최다 홈런. 올해도 그 정도를 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7월 14경기에서 4홈런으로 상승세다. 이대호는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3번째, 최형우와 이범호는 데뷔 첫 홈런왕 도전이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