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다녀온 최진행, 진정한 4번타자로 컴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20 10: 26

"올해 처음으로 기분이 좋다".
한화 4번타자 최진행(26)이 오랜만에 진짜로 웃었다. 최진행은 지난 19일 대전 KIA전에서 9회 역전 2타점 끝내기 안타를 작렬시키며 팀의 7-6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한화의 올 시즌 7번째 끝내기 승리. 최진행은 팀 동료들로부터 구타 세례를 받으며 끝내기 안타의 기쁨을 만끽했다. 최진행은 "올해 처음으로 기분이 좋다"고 고백했다. 올해 뭔가 모를 부담감이 많았고, 진심 어린 웃음을 띄지 못했던 그였지만 이날은 진짜 웃음을 보였다.
풀타임 주전으로 2년차를 맞이한 최진행은 시즌 초반 상대로부터 집중견제를 받았다. 5월 이후 팀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탈 때에도 꾸준하게 제몫을 했지만 종종 찬스를 끊는 타격이 있었다. 한대화 감독으로부터 질책도 많이 받았다. 안팎에서는 "한화는 4번타자가 약하다"는 소리도 나왔다. 최진행으로서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고질적인 허리 통증까지 도졌다. 지난 7일 2년 만에 1군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다. 최진행이 빠지자 그 공백이 바로 나타났다. 한화는 최진행이 빠진 4경기에서 1승3패에 그친 것이다. 특히 경기당 평균 3.5득점에 그친 타선의 빈공이 문제였다. 카림 가르시아는 4번타자보다는 5번타자가 적합하다는 것이 새삼 확인됐고, 최진행의 공백은 쉽게 메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한대화 감독도 "아무래도 최진행이 4번에 있는 것하고 없는 건 장성호와 가르시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그가 돌아오자마자 팀 타선이 살아났다. 특히 2경기 모두 최진행이 결승타를 날렸다. 17일 SK전에서 유일한 안타가 결승타로 연결됐고, 19일 KIA전에서는 8회 추격의 솔로 홈런과 9회 끝내기 안타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군 컴백 후 2경기에서 9타수 4안타 타율 4할4푼4리 1홈런 4타점 불방망이. 그가 돌아온 후 한화는 2경기에서 평균 6.0득점으로 득점력이 상승했다.
2군행이 결과적으로 보약이 됐다. 한대화 감독은 "2군에 다녀온 후 달라졌다. 4번타자다운 책임감과 팀을 위한 마음이 생겼다. 2군에 다녀온 뒤 많이 달라진 것이 보인다. 끝내기 안타를 쳐서 그런 말을 하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최진행도 "2군에 다녀온 후 얼굴이 많이 그을렸다"면서 "2군에 다녀왔으니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타격 밸런스가 좋지 못했는데 2군에서 허리를 치료하고 타격연습도 많이 했다. 몸 상태도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끝내기 안타를 친 후 "올해 처음으로 기분이 좋다"고 털어놓았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지만 이날 활약으로 그간 속내로 감춰둔 아쉬움을 훌훌 털었다. 그는 마지막 9회 끝내기 기회에 들어설 때 마음가짐에 대해 "팀의 4번타자로서 내가 직접 경기를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의기소침한 모습에서 벗어나 호전적인 4번타자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그리고 한층 더 성숙해져 돌아왔다.
누가 뭐래도 한화의 4번타자는 최진행이다. 팀 내에서 타율(0.282)이 가장 높으며 타점도 전체 5위(53개)다. 올해 득점권 타율 2위(0.383) 타자도 다름 아닌 최진행이다. 최진행만한 4번타자는 어디서 쉽게 구할 수 없다. 그것도 직접 키운 토종 4번. 한화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4번타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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