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추억의 유니폼이 돌아온다.
KIA 타이거즈는 오는 26일 삼성과의 광주 홈경기에 80~90년대 최강으로 군림했던 전신 해태 타이거즈의 원정유니폼을 입는 추억의 행사를 한다. 선수들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검정색 바지와 빨간색 상의를 입고 경기에 나선다. 지난 2001년 해태 타이거즈가 KIA 타이거즈로 인수되며 역사속으로 사라진 지 10년만의 부활이다.
그동안 KIA는 여러차례 빨간 유니폼 행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번번히 우승에 실패하고 성적 부진이 겹치는 등 타이밍을 잡지 못해 무산됐다. 지난 2009년 V10 달성한 뒤 2010년 행사를 준비했으나 16연패를 당하는 통헤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올들어 선두경쟁을 벌이며 V11 가능성이 생기자 재추진했다. 팬들의 빨간 유니폼 향수를 달래주면서 우승을 하겠다는 선언적 의미의 행사라고 볼 수 있다.

검정색과 빨간색으로 어우러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은 최강의 상징하는 것이었다. 83년 첫 우승, 86~89년 전인미답의 4연패 달성, 91년과 93년 통합우승, 그리고 96~97년 연속 우승 등 V9를 이룩한 불패의 상징이었다. 한 해태의 OB멤버는 "한창 잘나갈 때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우리들이 야구장에 나타나면 주눅이 든다는 말을 상대팀 선수들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원정유니폼은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조합이었다. 공교롭게도 탄생의 배경은 애주가의 술. 당시 양주 브랜드의 상표에서 비롯됐다. 타이거즈 초대 사령탑 '빨간장갑의 마술사' 김동엽 감독(작고)의 아이디어였다.
당시 코치였던 유남호 KBO 경기운영위원(전 KIA 감독)은 "김동엽 감독은 당시 인기있었던 런던 드라이진을 즐겨 마셨다. 창단 준비시 해태그룹의 광고회사에서 만들어온 홈 유니폼은 괜찮았는데 원정 유니폼이 너무 촌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서 김동엽 감독님이 드라이진 상표에 새겨진 영국 왕실의 근위대 복장을 보고 이렇게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실제로 유니폼을 만들어 카메라 테스트를 해보니 괜찮았다. 그렇게 빨강과 검정 유니폼이 생겼다. 그 추억의 유니폼을 10년만에 만나게 된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반가워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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