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해피엔딩? 결말에 공감 안가는 이유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1.07.20 08: 32

MBC 월화극 ‘미스 리플리’가 종영을 맞았다.
자신에게 닥친 비극을 거짓말을 통해 벗어나려는 한 여자의 몸부림을 그렸던 이 드라마는 종국에는 마이클 매서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입니다”라는 말을 결말로 삼았다.
‘미스 리플리’는 대한민국을 술렁이게 만들었던 학력위조 문제를 소재로 삼아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런 관심이 반영된 탓인지 첫회부터 13.2%의 시청률로 출발 또한 순조로웠다.

술집 출신의 고아가 어떻게 거짓말으로 하고, 어디까지 출세를 하며, 종국에는 어떻게 파멸하는가가 시청의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시청자들의 실망도 커져갔다. 장미리(이다해)가 거짓말로 자신의 커리어를 채워가는 과정이 시청자들을 설득시키기엔 너무 어설펐고, 주변 인물들 역시 그 거짓말의 도구로만 존재하며 너무 평면적으로 돼버렸기 때문.
카리스마 가득했던 호텔리어 장명훈(김승우)도, 산만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문희주(강혜정)도, 재벌 2세지만 남다른 가치관을 가졌던 송유현(박유천)도 장미리의 출세 도구로 이용되는 순간 장미리만을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로 변질됐고, 이용가치가 떨어지는 순간 화면에서도 사라졌다.
장미리 이야기 외에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지 못했던 것. 이에 강혜정의 존재감없는 출연분량을 놓고 많은 잡음이 오가기도 했다.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꼭 장미리를 통해서만 그리려고 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명훈, 송유현, 문희주 등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가 같이 어우러졌다면 좀 더 다채로운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다소 뜬금없는 김정태의 순애보보다 주인공들에게 더 집중했다면, 그래서 시청자들이 공감할 캐릭터가 더 많았더라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아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입니다” 이 말이 그렇게 공허하게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bonb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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