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미스 리플리’가 종영을 맞았다.
장미리(이다해)라는 인물이 거짓말을 통해 출세하고, 또 그 거짓말로 인해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결국 장미리가 죗값을 치르고 나와 새 출발을 하는 이야기을 결말로 삼았다.
여러 가지 잡음과 다소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을 꼽으라면 장미리도, 송유현(박유천)도 아닌 히라야마(김정태).
극 초반 장미리가 술집에서 일할 당시 못된 포주같은 캐릭터였던 히라야마는 중반이 넘어가며 갑자기 중요인물로 급부상, 장명훈(김승우)-문희주(강혜정)가 장미리의 이용수단으로 그 가치가 퇴색할 무렵에 그들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탐욕스럽고 야비한 인물이었던 히라야마는 갑작스럽게 장미리에 대한 순애보를 밝히며, 천한 출신이라고 내치는 송유현의 어머니에게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는 것 아니’라며 담판을 벌이고, 송유현과는 이다해에 대한 사랑을 놓고 격한 몸싸움까지 벌이며 주연같이 굴기도 했다.
히라야마가 이렇게 급부상한 것은 김정태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1박2일-조연특집’에 출연해 숨겨진 예능감을 뽐냈던 김정태는 이후 온라인상에서 ‘핫이슈’가 됐고, 그쯤 ‘리플리’에서 김정태의 분량도 급격히 늘었기 때문.
야비한 인물로만 소개됐던 김정태의 캐릭터가 조금씩 변화한 것도 이쯤이다. 이다해를 강제로 추행할려고 했던 히라야마가 피리를 부는 이다해의 뒷모습에 사랑을 느끼는 캐릭터로 변한 것.
이같은 변화를 작가의 계산된 의도로 보기엔, 김정태가 핫이슈가 된 시기나 앞선 에피소드 구축없는 갑작스런 순애보는 의심스런 구석이 많다.
김정태는 MBC 새 수목극 ‘지고는 못살아’로 차기작을 결정했다. 주인공 윤상현의 친구로 등장, 주연급으로 확실하게 올라섰다. 캐릭터까지 변화시키는 김정태는 지금 그야말로 ‘대세’다.
bonb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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