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남자, 김재중이 이제 막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무대에서의 남성미 넘치고 섹시한 모습에서 이제는 연기자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칠 모든 준비를 마쳤다. 뽀얀 얼굴에 매력적인 눈을 자랑하는 이 남자는 거침없고 열정적이었다.
김재중은 SBS ‘시티헌터’ 후속으로 8월 3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서 ‘재계의 프린스’ 차무원으로 등장한다. ‘재계의 프린스’라. 그 수식어 자체가 김재중에게 무척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실제로 차무원과 좀 비슷한 면이 있느냐는 물음에 김재중은 비슷한 면이 없는 것 같다고 하다가 그래도 좀 꼽아달라는 말에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차무원은 굉장히 대인배 같은 인물이다. 물론 커다란 야망도 있지만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모든 세상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 그릇이 큰 사람이다. 그런 그와 내가 비슷한 면이 있다기 보다 그와 같이 되고 싶은 부분이 있다. 만약 내 모습 중에 차무원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라면 나중에 눈빛을 마음껏 쏴댈 수 있는 순간이 오면 그때가 되지 않을까.”
이런 그의 말이 더 차무원이라는 캐릭터에, 그 캐릭터를 연기할 김재중에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런데 막상 그는 실제로는 지성과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최강희를 사로잡을 자신이 없단다.
“나 같아도 지성 형이 연기하는 지헌한테 가겠다. 오래 함께 있다 보면 정이란 것도 생기고 그러는데 있다가 미운 정이 오래 간다고 지헌과 최강희씨가 연기하는 은설은 미운 정이 드는 사이로 보인다.”
실제로 최강희는 연상녀이기도 하다. 김재중은 연상녀라도 연애, 결혼 모두 OK라며 누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결혼을 생각한다면 지금으로는 한 10살 연상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
이미 에이타, 우에노 쥬리 등과 호흡을 맞춘 일본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로 발군의 재능을 뽐낸 김재중이지만 국내 드라마는 처음이다. 그런 만큼 긴장도 많이 되고 기대도 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일단 동료 연기자들에게는 합격점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박영규, 차화연 등 선배 연기자들은 김재중에게 “앞으로 대성할 친구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렵고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 촬영장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선배님들이 정말 아껴주고 챙겨주셔서 힘이 난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신다. 특히 박영규 선배님은 밤샘 촬영을 하신 후 무척 힘드실 텐데도 대사도 몇 번이나 맞춰주시고 무척 편하게 대해주신다.”

한편의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것은 때로 극한의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체력에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김재중은 의외로 체력에 굉장히 자신이 있는 편은 아니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워낙 촬영 현장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또 내가 체력에 그렇게 자신이 있는 편은 아닌데 기본 체력은 있어서 그것을 믿고 있다. 밤샘 촬영이 자신은 없지만 열심히 할 것이고 워낙 선배님들이 피곤한 내색을 안 하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김재중은 모두가 알다시피 동방신기로 아시아 팬을 사로잡았고 지금은 JYJ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가수와 연기자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이 궁금했다.
“일단 가수는 무대에 서는 두, 세 시간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연기는 꾸준히 그 에너지를 조절해서 쓰는 것 같다.”
공항 패션의 원조이자 패션 아이콘 김재중의 평상시 모습도 궁금하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재중은 의외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바로 자신이 못생겼다고 셍각한다는 것이다. 옆에 있던 스태프들은 망언 아니냐며 아우성이다.
“난 못 생겼다고 생각 한다. 원래 성격이 무척 털털한데 그동안 이런 말을 왜 못했냐면 내가 내 자신을 못 생겼다고 생각하면 날 좋아하는 팬들한테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웃음) 팬 분들도 아마 내 털털한 성격을 좋아하는 것이지 외모가 좋다고 하시는 분은 소수 일 듯 싶다.”
아마 팬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말일 것 같다. 이렇게 뽀얗고 매력적인데 말이다. 그런데 그의 망언(?)은 계속 됐다. 이 대목에서 자꾸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는 그의 말투가 재미있다.
“가수 활동을 할 때는 머리도 화려하고 액세서리도 많이 하고 피부도 하얗고 그러다 보니까 옷도 더 신경 써서 입게 되고 그랬는데 지금은 참 편하게 다닌다. 그러다가 가끔 거울에 비친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치장으로 잘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2004년 데뷔를 했으니 데뷔 10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처음과 가장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무대 위에서는 물론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환경도 많이 바뀌었고. 내가 생각했을 때는 예전보다 겸손을 다시 찾은 것 같다. 그런데 그 겸손에도 긍정적인 부분, 부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안 좋은 쪽인 것 같기도 하다. 자신감이 있는 가운데 겸손은 좋은데 자신감까지 추락하는 겸손은 안 좋은 것 같다. 나는 그 정도까지 갔던 것 같다. 지금은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JYJ 멤버들이 모두 연기 부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특히 박유천은 연기자로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자극도 되고 부담도 될 것 같다.
“자극이 많이 된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말이다. 유천이는 연기 선배이기도 하고 잘 시작을 한 것 같다. 나도 이제 시작이다. 정말 열심히 하겠다.”
지금까지 그를 지탱해준 좌우명 같은 것이 있을 것 같다. 김재중은 좌우명이 계속 바뀐다며 지금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것을 공개했다.
“열심히 살자는 것이다. 또 욕심 부리지 말자는 것.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벌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역시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꿈이 없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오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열정 혹은 자신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꿈이라는 게 없다. 목표도 계속 바뀌는 것 같다. 지금까지 목표를 세우면 그 목표를 이뤘다. 열심히 한 만큼 운도 좋았다.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 때 그 때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꿈도 현실이 된다.”
끝으로 김재중은 드라마 홍보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제 또 다른 출발선에 선 그가 보여줄 세계는 어떤 빛깔일지 그 시작이 벌써부터 무척 기다려진다.
“내 희망은 시청률 50%다.(웃음) 우리 드라마는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볼 수 있는 드라마다. 많은 사랑 부탁한다.”
happy@osen.co.kr
<사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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