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리즈, "임찬규는 지금 정말 잘하고 있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7.20 13: 01

투수에게 가장 힘든 점은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없는 것이다. 가끔은 홈런을 맞고 싶어도 공이 가운데로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LG 트윈스 막내이자 팀 내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고 있는 임찬규(19)의 고민이다.
임찬규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1 동점이던 9회말 등판했으나 ⅓이닝 동안 볼넷 두 개를 내주고 볼카운트 0-2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가장 큰 원인은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임찬규는 이날 투구수 16개 중에서 스트라이크가 4개에 그쳤다. 나머지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이날 임찬규의 부진에 지난 6월 17일 잠실 SK전을 재현한 듯 보였다. 이 때문에 박종훈 감독도 계속해서 임찬규를 마무리로 기용할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 임찬규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프로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39경기에 등판해 6승3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LG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는 임찬규만 보면 "넌 최고야.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잘 할 거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유가 있었다. 리즈는 "임찬규는 이제 19살이다. 미국의 경우 계약 첫 해에는 대부분 루키리그에서 뛴다. 그리고 나서 싱글A-더블A-트리플A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올라간다. 그런데 임찬규는 루키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것도 마무리 투수다. 보통의 재능과 능력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론 아직 부족한 점도 있을 것이다. 경험이 부족하고 어리기 때문이다. 가끔은 제구에 어려움을 겪지만 임찬규는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다"며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심"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사실 리즈와 임찬규는 지난 6월 제구 때문에 나란히 고전한 적이 있다. 임찬규는 6월 17일 SK전에서 ⅓이닝 동안 볼넷을 5개나 내줬다. 리즈도 6월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동안 볼넷을 6개나 허용하며 한국에서 한 경기 최다 사사구를 기록했다.
당시 임찬규와 리즈 모두 갑자기 제구가 흔들린 점 때문에 스트레스가 있던 상황이었다. 이들은 6월 21일 잠실에서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을 때 어떻게 하는지를 놓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먼저 리즈는 "나 역시도 삼성과 경기 때 갑자기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럴 경우 심호흡, 견제등을 하면서 한 템포 쉬어가거나 운동화 끈을 다시 묶으면서 마음을 안정시킨다. 그리고 내가 던지고자 하는 스트라이크 타겟을 조금 수정한다. 공이 높게 들어갈 경우 목표 지점을 낮추거나, 공이 낮게 들어갈 경우 반대로 높이는 작업을 하면 도움이 되기도 한다"며 자신만의 방법을 공유했다.
이날 임찬규도 "나 역시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야구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경험해본 순간들이었다"면서 "리즈와 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훈 감독 역시 임찬규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어린 선수에게 마무리투수는 너무나 큰 짐이다. 그런데 어찌됐던 잘 막아왔다. SK전 시련도 있었지만 이후 다시 안정을 되찾고 씩씩하게 던졌다"면서 쓴소리 대신 칭찬과 격려만 했다.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임찬규는 지금 충분히 잘 하고 있다. 신인이 이렇게 던진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매번 강조하고 있다.
어쩌면 임찬규는 프로 유니폼을 두 번째 성장통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필요한 것은 질책이 아닌 격려와 사랑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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