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갈량-야왕, 치열했던 벤치 지략 맞대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7.20 21: 45

KIA와 한화는 순위표상에서 많이 떨어져있다. 20일 경기 전까지 KIA는 50승35패로 1위 삼성에 승차없는 2위였고, 한화는 36승45패1무로 7위였다. 하지만 올해 두 팀이 만날 때마다 치열한 승부가 벌어졌다. 오히려 이날 경기 전까지 상대전적에서 한화가 KIA에 8승7패로 앞섰다. '조갈량' 조범현 KIA 감독과 '야왕' 한대화 한화 감독의 치열한 수싸움이 두팀이 만날 때마다 흥미를 모았다.
전날(19일) 경기에서는 한대화 감독이 9회 절묘한 대타 작전으로 3점차 열세를 딛고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박정진과 데니 바티스타 등 필승조를 아끼면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있었다. 한 감독은 여세를 몰아 3연전 마지막날 선발로 예정됐던 김혁민을 이날 불펜 대기시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아무래도 3연전 마지막 날, KIA 선발이 윤석민이기 때문에 이날 승부를 띄우는 것이 나았다.
양 팀 선발은 한화 장민제, KIA 김희걸. KIA 조범현 감독이 먼저 김희걸을 3회에 내리고 좌완 박경태를 투입했다. 박경태가 기대이상으로 마운드에서 버티자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한대화 감독도 빠르게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장민제를 2-1로 리드하던 5회 1사 1·2루에서 내리고, 필승 계투 박정진을 5회에 기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용규가 1루 땅볼로 물러나며 이어진 2사 1·2루. 조 감독은 왼쪽 무릎 통증으로 선발에서 빠진 김상현을 대타 카드로 꺼냈다.

한 방이 있는 김상현을 상대로 한화 배터리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승부를 피했다. 2사 만루. 조 감독이 승부처라 판단하고 내보낸 김상현 카드가 한화 배터리를 제대로 압박했다. 결국 주자는 만루로 가득찼고, 후속 타자 이범호가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적절한 대타 카드로 한화 마운드를 압박한 효과를 봤다.
하지만 한 감독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5로 뒤진 7회 1사 1·2루 위기에서 마무리 투수 데니 바티스타를 기용하며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2-5로 뒤진 7회 첫타자 강동우가 안타를 치고 나가자 조 감독은 박경태를 내리고 손영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한 감독은 좌타자 김경언을 대타 기용했고, 김경언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이대수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한감독은 전날 손영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린 전현태를 대타로 기용하며 KIA를 압박했다. 조 감독은 곧장 손영민을 대신 한기주로 바꾸며 최후의 승부수를 던졌다.
한기주는 전현태를 1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지만 후속 고동진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한기주는 8회에도 2사 후 최진행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최고 151km 강속구로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깔끔하게 실점없이 막았다. 최후의 보루로 꺼낸 한기주가 7회 1사부터 2⅔이닝을 철통 같이 막으며 전날 끝내기 패배 악몽을 설욕했다. 5-3 KIA의 승리.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가 있다는 건 그만큼 지략싸움에서 유리하다. 이날 KIA 승리로 양 팀의 상대전적은 다시 8승8패 동률이 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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