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강정호, 이틀새 지옥과 천국을 오가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7.21 08: 03

[OSEN=고유라 인턴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유격수 강정호(24)는 며칠새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일 듯 하다.
강정호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전날(19일)에 이어 2경기 연속 실책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팀이 3-2로 앞서 있던 8회 선두타자 정성훈의 땅볼 타구를 놓치는 실책을 저지르며 정성훈을 출루시켰다. 정성훈은 윤상균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경기를 동점으로 만들었고 강정호의 실책은 실점의 빌미가 됐다. 강정호는 1회에도 이대형의 타구를 더듬으며 이대형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다행히도 팀은 김민성의 1타점 좌중간 적시타로 4-3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강정호는 팀의 승리를 누구보다 기뻐했다. 만약 팀이 지거나 비겼다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넥센 팬들의 미움을 살 이유는 또 있었다. 강정호는 지난 19일 LG전에서도 1-1 10회초 윤상균의 타석에서 땅볼 타구를 잡았다가 놓치는 실책으로 피말리는 연장전에서 팀이 1사 1, 2루 위기를 맞게 했다.
그러나 LG만 만나면 강해지는 넥센의 타자 강정호는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10회말 1사 만루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 경기를 매조졌다. 이날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동료 선수들도 그제서야 한숨 돌렸을 강정호를 격하게(?) 축하해주며 기쁨을 나눴다.
강정호도 경기 후 "실책 뒤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실책 후 가졌던 자책감에 대해 토로했다. 강정호는 "순간 더그아웃과 수비수들을 둘러보니 너무 미안했다"며 "수비로 나서거나 타석에서 (실책을) 막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로 이날의 심정을 전했다.
강정호는 23일 열리는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부상당한 KIA 김선빈 대신 유격수로 출장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올스타라고 하기에 어딘가 부족한 수비를 선보이며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하지만 시즌초 4번 타자 임무를 맡으면서 가졌던 부담감을 털고 6번 타자로 출장하면서 타격감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타율은 2할9푼.
미워만 하기에는 '끝내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강정호. 수비와 타격 밸런스가 조금씩 조화를 이룬다면 후반기 패넌트레이스에서는 만점 유격수의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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