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적응 완료했다. 세이브 상황만 오면 된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1) 이야기다.
바티스타가 한국 야구 적응을 끝마쳤다. 바티스타는 지난 20일 대전 KIA전에서 2-5로 뒤지던 7회 2사 1·2루에서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투를 펼쳤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바티스타의 시원시원한 위력투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같은 상황에서 구원등판한 KIA 마무리 한기주와 광속 스피드 대결에 7회부터 9회는 순식간에 흘러갔다.
이날 바티스타는 한국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던졌다. 총 투구수 29개 중에서 21개가 스트라이크였으며 직구 최고 구속은 154km까지 나왔다. 이날 직구 19개를 던졌는데 평균 구속이 무려 152.3km였다. 198cm라는 큰 키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스피드로 KIA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직구뿐만 아니라 커터와 커브도 효과적이었다. 특히 9회 이용규를 삼진 처리할 때에는 직구와 커터를 2개씩 던진 후 5구째 스트라이크존으로 뚝 떨어지는 133km 커브를 결정구로 잡았다.

지난 6일 대전 LG전에서 데뷔한 바티스타는 피안타 2개를 맞고 2실점했다. 하지만 이후 4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최근 4경기 5이닝 무실점. 이닝당 출루허용률(0.75)이나 피안타율(0.211) 모두 최상급이다. 특히 5⅓이닝 동안 탈삼진을 10개나 잡아낼 정도로 가공할 만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직구 자체도 위력적이지만 커터나 커브도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성실한 자세와 마음가짐도 한화 코칭스태프를 매료시키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마운드에서 침착하고 평소 예의도 있더라"고 칭찬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평소에도 성실한 자세로 훈련하고 있다. 성격이 좋고, 팀과 함께 하려는 선수"라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20일 대전 KIA전을 예로 들었다. 2-5로 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마무리로서는 달갑지 않은 등판일 수 있었다. 하지만 바티스타는 "괜찮다. 문제없다"며 마운드에 올랐고, 패했지만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정 코치는 "바티스타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직 바티스타는 세이브가 하나밖에 없다.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것이 한 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바티스타가 합류한 이후 유독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바티스타는 의욕을 잃지 않고 성실한 자세로 언제가 될지 모르는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도 바티스타가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잠금으로써 경기 종반 리드하는 경기만 만들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확실한 마무리가 있으면 경기운영도 그만큼 편해진다. 한화의 후반기 4강 싸움을 위해서는 적응 완료된 바티스타의 광속 마무리를 자주 봐야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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